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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라크 국경 강진… 410여명 사망·7200여명 부상

13일(현지시간) 이란 서부 사르폴자합에서 주민들이 지진에 무너진 건물더미를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현지 주민들이 지진으로 숨진 가족의 시신을 안고 울고 있다. 12일 이란 케르만샤주와 이라크 쿠르드자치지역 술라이마니야주 국경지대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해 수천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AP뉴시스




이란 케르만샤주에서만
100명 사망·850명 부상
이라크 쿠르드자치지역선
정확한 피해 규모도 몰라

아라비아·유라시아 지각판
단층선 따라 지진 일어나
이스라엘·사우디서도 감지


이란과 이라크 국경지역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 410명 이상이 숨지고 7200여명이 부상했다.

AFP, AP통신 등은 12일 오후 9시18분(이라크 시간 기준) 이란 케르만샤주와 이라크 쿠르드자치지역 술라이마니야주 국경지대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의 진앙이 술라이마니야주 할아브자에서 남남서쪽으로 32㎞ 지점, 깊이 23.2㎞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3시간 뒤 이란 케르만샤주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여진도 잇따랐다.

13일 희생자 수색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사상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 최소 수십명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다 산사태 때문에 아직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역도 있다. 또 건물 붕괴 등으로 인한 이재민만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지역 건물 대부분이 진흙 벽돌로 지어졌기 때문에 지진에 쉽게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는 강진의 직격탄을 맞은 이란 케르만샤주에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사르폴자합에서만 280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지만 병원도 무너진 상황이어서 부상자 치료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란 정부는 구호를 위해 정부군을 파견했다. 케르만샤주는 사흘간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이란 IRNA통신은 이란 측 사망자가 최소 407명, 부상자가 670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라크 내무부는 북동부 쿠르드자치지역에서 최소 7명이 숨지고 535명 넘게 다쳤다고 밝혔다. 터키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는 이라크의 쿠르드자치지역에서만 이재민이 2만∼3만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이라크의 지진 피해지역은 대부분 전기가 끊긴 상태이며 수만명 주민이 여진 공포에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추운 날씨지만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길거리나 공원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양국의 인접국인 터키는 수색팀과 의료팀, 구호물자를 실은 군용수송기를 이라크 현지로 파견했다. 터키 적신월사도 트럭 33대에 텐트 3000개와 침대와 이불 각 1만개, 온열기 3000대, 이동식 조리시설과 식량 등을 실어 보냈다.

이번 지진은 아라비아와 유라시아 지각판 사이 1500㎞의 단층선을 따라 발생했으며 이란과 이라크는 물론 터키 이스라엘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대부분 지역에서 진동이 감지됐다.

이란은 아라비아 지각판과 유라시아 지각판 등이 맞물리는 자리에 있어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1990년엔 카스피해 연안에서 규모 7.7의 강진으로 4만명이 사망하고 30만명이 부상했다. 2003년엔 밤 지역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일어나 3만1000명이 사망했고, 2012년 타브리즈시에서 규모 6.3과 6.4 지진이 잇따라 발생해 306명이 사망했다. 이외에도 최소 수십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부상하는 지진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한편 이날 중앙아메리카 코스타리카에서도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 오후 8시28분(현지시간) 코스타리카의 유명 해변 관광지인 하코에서 남동쪽으로 약 15㎞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20㎞다.

지진으로 산호세를 비롯한 코스타리카 전역에서 진동이 감지됐으며, 놀란 주민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아직 정확한 피해 집계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AFP통신은 지진의 충격으로 2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현지 당국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글=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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