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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중·러에 조종당하기 쉬운 사람” 美서 커지는 비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를 순방하는 동안 미국 내에서는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 조종당하기 쉬운 인물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등 자질론까지 제기됐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2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한 것은 명백하다”며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이 나라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카펫과 의장대, 공식 의전 등에 매우 약하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그를 조종 가능한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뒤 기자들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물어봤더니 우리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그의 말이 진심이라 믿는다”고 말했었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CNN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줬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약점이 잡힌 건지, 입에 발린 말에 넘어간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야당인 민주당도 원색적 표현으로 대통령을 비난했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실패작”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통령은 마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무릎 위에 앉은 애완견처럼 행동하지만 우리의 동남아시아 우방에는 거칠게 말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무역적자를 이전 미 행정부 탓으로 돌리고, 중국을 비난하지 않은 데 대한 반응이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대통령궁) 대변인은 APEC 회의 때 공식적인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지 못한 건 미국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페스코프는 “지난 7월 독일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의가 미국 측이 제시한 장소에서 열린 만큼 이번에는 러시아가 제시한 곳에서 열려야 하는데, 미국은 이번에도 자신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바람에 회담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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