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북한이 60일 이상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을 경우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시그널로 받아들인다는 내부 방침을 갖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북한과의 딜(deal)을 성사시키기 위한 (미 정부) 내부 노력’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최근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런 사실을 알렸다.

조셉 윤은 지난달 30일 미국외교협회(CFR) 행사에서 ‘60일 도발 유예’ 조건의 대화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당시 발언은 비보도 전제의 ‘오프 더 레코드’였지만 참석자 중 2명이 WP 측에 알렸다.

로긴은 조셉 윤의 설명이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가장 좋은 신호는 도발을 중단하는 것”이라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지난 8월 발언과도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7일 한·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설지 여부에 대해 모종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9월 15일 이후 도발을 하지 않았기에 이달 중순이면 60일 도발 유예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무부는 북한이 미국에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명시적으로 알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다음 달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안보협력이사회(CSCAP) 총회 때 북한과 미국이 접촉에 나설 수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지난해 이 행사에 불참했던 북한은 올해는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