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280조원 구매·투자… 中, 美에 선물 보따리

사진=AP뉴시스


중국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자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대규모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9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양측이 2500억 달러(약 279조원) 이상의 비즈니스 계약과 양자 투자협정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2500억 달러는 올해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와 맞먹는 금액이다. 올해 10월까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229억 달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협약을 체결한 리스트에는 셰일가스부터 자동차 부품 분야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포함됐다. 국영 에너지기업인 시노펙(중국석화)은 미국과 알래스카에서 천연가스 개발을 위해 43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와 중국은행, 알래스카 주정부도 참여한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에 1만2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연간 100억 달러의 무역적자 축소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는 미국 셰니어 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샤오미와 오포, 비포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3곳은 미국 통신용 장비업체 퀄컴으로부터 3년간 120억 달러어치 반도체 칩을 구매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국 기술기업인 브로드컴은 최근 퀄컴을 130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위해 만든 실크로드펀드는 미국과 합작펀드를 조성하기로 했고, 중국투자공사는 미 투자기관인 골드만삭스와 합작펀드 조성에 합의했다. 중국은 미국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사로부터 B737 기종 260대, B787과 B777 기종 40대 등 항공기 300대를 대량 구매하기로 했다. 총 계약 규모는 370억 달러가 넘는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와 중국 중타이 자동차는 각각 25억 위안(4200억원)씩 투자해 전기차 합작회사를 중국에 설립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 방중을 수행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9조원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가오펑 대변인은 왕양 부총리가 로스 장관과 만나 에너지·화공·농산품·비행기 부품·생명과학·스마트도시 건설·환경보호 등 모두 19개 항목에서 총 82억 달러(9조1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중산 중국 상무부장은 기업가 행사에서 이번 양국의 경제 합작 규모가 2535억 달러(283조원)에 이르며, 이는 새로운 기록이며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적자에 대해 “공정하지 못했다”며 무역 불균형 해소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으며 시 주석과 함께 이를 달성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