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

한반도 비핵화 일치단결
과거 실패 되풀이 않기로
안보리 결의 전면적 이행
전 세계에 對北제재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해 압박과 견제를 해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과거의 실패한 접근법을 되풀이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무모하고 위험한 길을 포기할 때까지 경제적 압박을 높여가기로 했다”며 “모든 국가가 북한 정권을 무장시키고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교역하는 일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양국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고 일치단결해 인류가 직면한 위험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대북 결의안을 전면적으로 실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와 시 주석은 우리의 공통된 약속, 즉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대한 약속을 논의했고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북한은 전 세계에 엄중한 위협이며 우리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중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핵 비확산 체제를 견지하고, 안보리 결의를 엄격하고도 전면적으로 이행할 것”이라며 “한반도 문제에 대해 대화를 통한 평화로운 해결을 견지하고, 소통과 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미·중 간 대국 관계의 협력 방향도 결정했으며, 상호 협력은 양국의 근본적인 이익뿐 아니라 세계의 기대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공동성명이나 공동합의문 등 구속력이 있는 형식을 띠지 않았다. 두 정상은 공동 언론발표문 형식의 내용을 각자 읽는 수준에게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고강도 조치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서로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 머물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무역 불균형 문제에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시 주석은 양국 기업인 행사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 양측이 2500억 달러(약 279조원)의 투자·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의 입장이 완고한 북핵 문제보다는 무역불균형 해소와 각종 투자에서 양보를 얻어내는 데 집중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