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 얘기 좀 해요-문화계 팩트체크]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좋아하는 콘서트장은 어디?



Q. 보이그룹 ‘워너원’은 지난 8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이례적인 대규모 데뷔 무대를 가졌다. 다음 달 15∼17일에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비교적 작은 규모의 팬미팅 콘서트를 개최한다. 같은 아이돌 그룹이 4개월 만에 서로 다른 성격의 공연장을 선택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A.
콘서트의 성격에 따라 다른 공연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두 곳의 최대 차이는 규모다. 물론 스탠딩석의 비율과 무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①고척돔은 1만6813석, ②핸드볼경기장은 5003석 규모다. 고척돔은 스탠딩석까지 포함하면 2만석이 훌쩍 넘는다. 워너원의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번과 달리 팬미팅 형식이라서 팬들과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기 위해 공연장을 그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고척돔은 큰 규모와 구조로 핸드볼경기장에 비해 시야가 멀거나 가린다.

보통 인기 정상급 아티스트가 자주 찾는 실내 공연장은 고척돔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③체조경기장(1만5000석)으로 압축된다. 두 곳의 객석을 채울 수 있다는 건 인기 최정상이라는 것을 뜻한다. 보이그룹 ‘엑소’는 이달 말 4번째 고척돔 콘서트를 열면서 식지 않은 인기를 뽐내고 있다. 데뷔 초 체조경기장 콘서트가 꿈이라던 그룹 ‘방탄소년단’은 이미 체조경기장은 물론 고척돔 콘서트도 소화했다. 그동안 싸이 빅뱅 등이 고척돔을 거쳐갔다.

특히 체조경기장이 지난해부터 공사 중이라 콘서트는 고척돔에 더욱 몰리는 상황이다. 서울올림픽공원 공연사업팀 관계자는 “내년 4월을 목표로 K팝 전용 공연장으로 리모델링 중”이라며 “무대 조명을 더 걸 수 있도록 시설 업데이트 작업을 하고 있고 중계차량이 공연장 안으로 진입 가능하도록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바닥 공사도 하고 있어 전문 공연장으로 곧 발돋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Q. 현대카드는 ‘슈퍼콘서트’와 ‘컬처프로젝트’를 통해 해외 대형 아티스트를 초대하고 있다. 지난 4월 송파구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 8월 고척돔에서 팝 디바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공연했다. 하지만 연말 들어 대형 아티스트의 내한이 뜸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A.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달 17일 페이스북에 “대형 아티스트의 한국 초대는 3월부터 10월까지”라며 “겨울에는 초청할 곳이 없다. 고척돔이 생겼지만 대형 아티스트한테는 아쉬운 크기이고 고척돔의 천장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무대는 한계가 있다”는 글을 올렸다. 추운 날씨 탓에 야외보다는 실내 공연장을 찾지만 실내 대형 공연장은 수와 시설 면에서 열악하고, 특히 겨울에는 국내 가수의 연말 공연과도 대관 경쟁을 벌여야 한다.

현실적으로 해외 대형 아티스트들은 규모를 따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대형 공연장이 적은 국내는 선택 범위가 좁다. 특히 전설적 수준의 아티스트 ‘콜드 플레이’나 ‘레이디 가가’ ‘폴 매카트니’ 급이 되면 고척돔이나 체조경기장은 작고 3∼4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이 필요해 선택범위가 ④올림픽주경기장과 ⑤상암 월드컵경기장 정도다.

현대카드 측은 “어떤 해외 아티스트들은 일정 규모를 미리 못 박아 놓는다”며 “수용인원에 따라 티켓 가격이 결정되고, 가격은 공연의 수익성과 연결되는데 공연에 막대한 비용이 들다 보니 현실적으로 수익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대형 스타를 불러 놓고 중소형 공연을 하는 것은 아티스트와 팬에게 모두 실례”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런 실정을 파악하고 2021년을 목표로 도봉구 창동을 중심으로 1만5000∼2만석 규모의 전문 대형콘서트에 최적화된 ‘서울아레나’를 짓는 사업을 가동 중이다. 현재는 적격성 조사 단계다. 서울아레나팀 이유국 팀장은 “일본과 중국에는 아레나가 있지만 국내에는 음향 시설이 구비된 1만석 이상의 전문 공연장이 없다”며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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