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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매스터 “트럼프, 한국을 亞 성공 모델로 언급할 것”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그는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외교적 고립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화뉴시스


“한국의 놀라운 성취 기록과
호혜적 한·미동맹 거론” 귀띔
대북 공조 다지려는 의지인 듯

“대북 발언 수위 조절 않을 것”
트럼프, 北 재차 자극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7∼8일 한국 국빈방문 중 한국을 ‘아시아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룬 모델’로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 5개국의 일부 언론들을 상대로 가진 브리핑에서 “한국이 거둔 성취를 보면 한국은 여러 면에서 이 지역의 모델”이라며 “자유롭고 열린 시장이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에게 권한을 줄 때 어떤 성취를 얻을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1950∼53년 파괴적인 한국전쟁에서 어떻게 헤쳐나왔는지를 보라”며 “천연자원도 없고 나라는 파괴됐고, 전쟁으로 사람들의 교육 수준은 낮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한국이 어디에 와 있는지 보라”며 “내 생각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이 지역의 모델로, 자유롭고 개방된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성취될 수 있는 사례로 거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8일 한국 국회 연설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한국의 엄청난 성공 기록을 언급하고, 오래되고 유익하고 호혜적인 한·미동맹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분명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게 될 것이란 점”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예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을 ‘아시아의 모델’로 높이 평가하려는 배경에는 한·미동맹의 결속을 다지고 대북 공조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미국의 의지가 깔려 있다. 북한과 중국에 한·미동맹의 틈을 내주지 않으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사드 보복 중단을 합의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에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3불(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망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에 대해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중국에 3불을 약속했다면 이는 한국이 스스로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달리 말하면 ‘미국으로서는 3불에 동의할 수 없다’는 표현이나 마찬가지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 필요성을 한국 정부에 제기할 경우 또 다른 한·미 간 갈등이 예상된다.

그는 사드 보복 중단의 배경에 대해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보다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걸 깨달았을 것”이라며 “지금 한반도 상황이 요구하는 것은 북한을 처벌하고 제재하는 것이지 한국을 제재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이 사드 보복 중단을 결정한 것은 중국의 이해타산과 합리적 선택의 산물이지 3불을 대가로 양보받을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우회적인 불만이다.

군사옵션을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하기로 예고한 것도 청와대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비록 맥매스터 보좌관이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 일방적인 미국의 군사행동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지만 군사옵션 논의 자체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전제로 한 것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에서 또 다른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문재인정부의 단호한 입장이기 때문에 군사옵션 논의를 정상회담 의제로 삼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은 일일 수 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발언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때 재차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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