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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IA, 알카에다-이란 협력한 증거 공개

2001년 9·11 테러로 유명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파일 47만건이 공개됐다. 수니파 조직 알카에다가 시아파 맹주 이란과 무기나 자금 등을 거래해 왔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비롯해 개인 동영상이나 사진 등 빈라덴의 사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파일도 다수 포함됐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빈라덴 컴퓨터에 담겨 있던 파일 47만건을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대테러전쟁 전문 웹사이트 롱워저널의 요청에 따른 조치다. 파일은 빈라덴이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 사살당한 2011년 5월 2일 입수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이란과 알카에다가 협력한 내용이다. 파일에 따르면 이란은 알카에다에 돈과 무기뿐 아니라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 훈련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알카에다가 사우디아라비아와 걸프 지역에서 미국을 공격해주는 대가였다. 이란은 그간 알카에다와의 협력 의혹을 극구 부인해 왔다.

알카에다와 이란 사이 갈등과 관련된 기록도 있었다. 빈라덴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편지를 써 이란이 구금한 알카에다 대원들을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 빈라덴이 이란 외교관을 납치하라고 명령했다는 과거 보도도 사실로 확인됐다. 이란 측이 구금한 알카에다 지도층 인사에 대한 석방 협상 목적이었다.

자료에는 음성·이미지 파일 약 7만9000건과 1만건 넘는 비디오 파일이 포함됐다. 이라크 저항세력에서 알카에다의 역할 등 당시 알카에다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다. 빈라덴의 아들이자 알카에다 후계 지도자 함자 오사마 빈라덴의 결혼식 자료도 있었다.

일기를 비롯해 빈라덴의 사생활과 취향을 추측해볼 수 있는 파일도 대거 공개됐다.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 ‘아메리칸 퍼니스트 홈비디오’ 영상을 비롯해 2007년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SNS 영상 ‘찰리가 내 손가락을 물었어(Charlie bit my finger)’ 파일도 있었다. 유명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 나비와 양말, 바구니를 뜨개질하는 법 등의 영상도 나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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