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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컷] 털실을 엮어가듯 인연도 이어질까요?



미국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소피 블래콜(47). 어느 날 그는 인터넷에서 비슷한 내용의 게시물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길을 걷다가, 지하철을 탔다가, 혹은 공연장에 갔다가 각별하게 느껴지는 사람을 만났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용기를 내지 못했다고, 그래서 그 사람을 놓치고 말았다고 적었다. ‘놓친 인연(Missed Connection)’에 관한 후회의 이야기이자 인연이 이어지길 기대하는 기도문이었던 것이다. 블래콜은 이들 사연을 토대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과 그림을 모아 ‘그때 말할걸 그랬어’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글을 읽을 때는 내 곁을 스쳐지나갔을 많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신간이다.

위의 그림 역시 놓친 인연에 대한 그림이다. 그림 속 남자는 “당신 덕에 뜨개질이라는 멋진 세계에 입문하게 됐다”면서 이렇게 썼다. “고작 몇 분 이야기한 것만으로 당신에게 빠져버리고 말았어요. 당신은 새벽 두 시 지하철에서 내가 만난 가장 온정 넘치는 사람의 하나예요. 그리고 내가 왜 이 도시를 사랑하는지 다시금 일깨워준 사람이기도 해요.”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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