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20대 남성이 두 달 동안 9명을 자신의 아파트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일 아사히신문 등은 전날 체포된 시라이시 다카히로(27·사진)의 신원을 공개하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도 상세히 전했다. 시라이시가 지난 8월 22일 입주한 가나가와현 자마시 아파트에서 9명의 머리와 뼈 240여개가 에어컨 박스와 대형 수납상자에 들어 있는 채로 발견됐다.

시라이시는 9명 모두를 살해했다고 털어놨다. 1명만 남성이고 나머지 여성 피해자는 10대가 4명, 20대가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 내용을 종합하면 시라이시는 지난 8월 이사 왔을 즈음 트위터로 알게 된 여성을 꾀어내 살해하려다 여성이 남자친구와 함께 술 마시러 오는 바람에 실패했다. 며칠 뒤 여자만 아파트로 초대해 살해했고, 여성의 남자친구가 연인의 행방을 묻자 이 남성도 집으로 불러 죽였다.

이후 시라이시는 SNS로 알게 된 여성 7명을 차례로 살해했다. 자살을 고민하며 “같이 죽어줄 사람을 찾는다”는 트윗을 올린 여성에게 “같이 죽자”며 집으로 유인했다. 시라이시는 돈을 빼앗거나 성폭행할 목적이었다고 실토했다.

그는 시신을 유기하면 발각될까봐 집에 보관했다. 그러다 시신 1구를 유기한 게 드러나 경찰에 붙잡혔다. 본인 아파트가 아닌 도쿄의 임대아파트에서 체포됐다.

시라이시는 도쿄 신주쿠와 이바라키현의 유흥업소에 여성을 소개하는 일로 수입을 얻었다. 환락가 업계에선 평판이 좋지 않았다. 시라이시의 동창과 동네 주민들은 “내성적이고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이런 사건을 일으키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