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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딸’ 메르켈, “관용은 열린 사회의 기본입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1일(현지시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작센안할트주 비텐베르크 성 교회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기도하듯 위를 올려다보고 있다. AP뉴시스


“관용은 유럽의 정신입니다. 관용을 바탕으로 삼아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유럽은 뼈아픈 고통을 겪으며 배웠습니다.”

목사의 딸 앙겔라 메르켈(63) 독일 총리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종교적 ‘톨레랑스(관용)’를 강조했다. 유럽이 종교 갈등으로 피바람을 겪은 지난 역사의 교훈을 돌이켜 최근 일고 있는 종교 혐오와 극우 돌풍에 맞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도이체벨레 방송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31일(현지시간) 작센안할트주 비텐베르크 성(城) 교회에서 열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비텐베르크 성 교회는 당시 비텐베르크대 성서학 교수이자 사제였던 마르틴 루터가 1517년 10월 31일 95개조 반박문을 문 앞에 내걸어 중세 가톨릭교회를 비판, 종교개혁의 시발점으로 삼은 장소다. 올해 독일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해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삼았다.

메르켈 총리는 이 자리에서 “관용은 열린사회의 기본 원칙”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종교와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일이 크게 도전받고 있기에 관용의 의미가 더 강조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종교적 자유가 제한된 사회는 발전도 더뎌진다”면서 “종교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국가와 교회가 함께 해야 하는 임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한 종교개혁에서 교육이 차지한 역할을 강조하며 난민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지원을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종교개혁은 종교 교육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했다”면서 “기술을 배우고 발전시키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다. 끔찍한 일을 겪어낸 난민 가족의 아이들을 (사회에) 통합시키는 데도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메르켈 총리는 루터교 신자로 널리 알려졌다. 아버지 호르스트 카스너가 루터교 목사였던 영향이다. 카스너 목사는 하이델베르크와 함부르크에서 루터교 교리를 공부한 뒤 메르켈 총리가 생후 3개월이던 때 동독 브란덴부르크주 페를레베르크 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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