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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의 “김주혁 사인은 심근경색 아닌 머리 손상”

배우 김주혁씨 소속사 나무엑터스의 김석준 상무가 31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과수 “머리뼈 심각한 골절”
약물·조직검사는 7일 소요
경찰, 차량 블랙박스 회수 나서


교통사고로 차량이 전복돼 숨진 배우 김주혁(45)씨의 사망 원인은 심각한 머리 손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심근경색은 1차 부검에선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3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씨 부검을 의뢰한 결과 직접사인은 사고로 인한 머리뼈 골절로 보인다는 내용의 1차 구두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부검의가 육안으로 봤을 땐 (사고 당시) 심근경색이 일어났을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경찰은 다만 심장 이상 또는 약물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조직검사를 진행 중이다. 정확한 결과는 일주일 정도 지나야 나온다.

김씨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도 공개됐다. 김씨는 전날 오후 4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앞 도로에서 사고를 냈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에선 2차로를 달리던 김씨의 벤츠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3차로를 주행 중이던 그랜저 차량을 들이받는 장면이 나온다. 1차 사고 후 김씨는 속도를 줄이며 4차로로 변경했다. 하지만 4차로와 5차로 사이에서 7초간 정차한 듯하다가 그랜저 차량이 자신 쪽으로 차로를 바꾸려 하자 속도를 내며 한 차례 더 그랜저를 들이받고 빠른 속도로 6차로로 벗어나 인도를 향해 돌진했다.

현장 출동 소방대원이 촬영한 영상에는 김씨 차량의 에어백이 터져 있었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김씨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를 찾고 있다.

31일 오후 김주혁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 연예계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반인과 취재진에게는 빈소 출입이 철저히 제한됐다. 소속사 나무엑터스 측은 “일반 분향소를 따로 마련해 팬들도 조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한걸음에 달려온 조문객들의 얼굴에는 깊은 슬픔이 어려 있었다. 관계자의 부축을 받으며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연인 이유영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고인의 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능 ‘1박2일’(KBS2)을 2년간 함께한 가수 데프콘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했다.

배우 인생 20년 동안 고인과 인연을 맺은 선후배 동료들의 조문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배우 최민식 손현주 유준상 김지수 이광수 류준열 김혜성 송지효 임형준, 방송인 유재석 지석진 하하 김제동, 가수 김종국, ‘1박2일’ 제작진 등이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빈소 주변에서 취재진과 마주친 한 소속사 관계자는 비통한 표정으로 “정말 좋은 사람이었는데”라는 말만 반복했다.

나무엑터스 김석준 상무는 빈소가 차려지기 전 브리핑을 열고 “우리는 고인의 따뜻하고 올곧은 인품과 열정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부디 세상을 떠난 고인과 깊은 슬픔에 잠긴 유족들을 헤아려 주시고 생전 아름다운 행보를 걸어온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시라”고 말했다. 발인은 2일 오전 11시, 장지는 충남 서산시 대산읍 대로리에 위치한 가족 납골묘다.

손재호 권남영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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