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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시아 게이트’ 첫 기소자는 매너포트

폴 매너포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68·사진)가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에 의해 처음 기소된 인물로 밝혀졌다. 매너포트는 30일 오전 8시15분(현지시간) 뮬러 특검의 기소 피의자 신분으로 워싱턴 내 특검 사무실에 변호사와 함께 자진 출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와 함께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매너포트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릭 게이츠도 기소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대선캠프를 지휘한 최측근 매너포트의 기소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집권 후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또한 트럼프 선거본부와 러시아 간 내통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는 러시아 게이트의 파문 역시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다음 달 3일부터 12일간 한국 중국 일본 등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둔 시점에 악재가 터져 외교활동에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매너포트는 그동안 트럼프 정부의 첫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과 함께 첫 기소 대상자로 거론돼 왔다. 지난 7월 26일 강제수색영장을 발부받은 특검팀으로부터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의 집을 압수수색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는 이미 지난 8월 뮬러 특검이 자신을 기소할 의도가 있다는 걸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뮬러 특검은 지난 27일 대배심에서 용의자 여러 명에 대한 기소 여부를 배심원 판단에 맡긴 결과 우선 매너포트에 대한 기소 판정을 받아냈다고 CNN이 특종보도 했었다.

매너포트는 지난해 6월부터 2개월간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을 맡았지만 그전부터 러시아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위해 수천만 달러를 받고 로비활동을 해 당국의 수사를 받았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014년 해외정보감시 법원으로부터 감청영장을 발부받아 매너포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 왔다고 LA타임스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외교안보 자문역을 맡았던 플린은 지난해 12월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신분으로 세르게이 키슬랴크 당시 주미 러시아대사와 은밀히 접촉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플린은 이를 부인했다. 플린은 러시아대사를 만난 사실을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조차 숨겼다가 결국 정식 임명장을 받은 지 24일 만에 경질됐다. 미 국방정보국(DIA) 국장을 지내고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 플린은 2014년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받은 돈을 국방부에 신고하지 않는 등 의심받을 만한 행적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 측근들을 겨냥한 기소가 임박하자 “마녀사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와 결탁한 일이 없다”고 주장한 뒤 “차라리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또 “공화당이 역사적인 감세개혁안을 밀어붙이는 시점에 러시아 얘기가 터져나온 게 우연의 일치인가. 그렇지 않다”고 정치적 음모론을 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지지율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취임 이후 가장 낮았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장지영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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