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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달 방한 중 ‘DMZ 깜짝 방문’ 가능성

AP뉴시스


DMZ 시찰 여부 질문에
“말 안한다… 놀라게 될 것”


다음달 7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행을 두고 혼선이 거듭되고 있다. 백악관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DMZ 대신 경기도 평택의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DMZ ‘깜짝 방문’ 가능성을 직접 시사했다.

이에 청와대는 26일 “방한 일정은 백악관이 결정해 발표한다”며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여부를 앞서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을 찾았던 미국 대통령에게 DMZ는 상징적인 장소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물론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등은 방한 당시 DMZ를 찾아 굳건한 한·미동맹과 북핵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그런데 유독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놓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발단은 한국 정부가 북한을 의식해 DMZ 방문을 반대했다는 외신 보도다. 이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3일 아시아 순방 관련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며 “(DMZ와 캠프 험프리스) 둘 다 방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DMZ 방문 여부를 묻자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며 “여러분은 놀라게 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트럼프 대통령 방한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적은 없다. 이것이 팩트”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DMZ를 가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선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DMZ 시찰이 북한의 도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전까지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도치 않은 대치 국면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당연히 DMZ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전략적으로 평택 기지 초청에 주력했다는 해석도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을 앞둔 시점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부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 한반도 안보 환경을 직접 보는 것도 우리로선 나쁠 게 없다”며 “장소의 상징성, 실용성을 모두 감안해 평택 기지를 권유한 것이지 DMZ 방문을 막았다는 건 오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권지혜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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