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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선미씨 남편 피살 사건 “20억 줄테니 죽여달라” 외사촌 동생이 청부살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형사3부장 이진동 부장검사가 배우 송선미 남편 살해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배우 송선미씨 남편 고모(44)씨가 거액의 상속재산을 두고 갈등을 빚던 외사촌 동생 곽모(38)씨에게 청부살해당한 것으로 검찰이 결론 냈다. 곽씨는 살해범에게 고씨를 돕던 변호사마저 살해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씨 피살 사건은 곽씨가 아버지(72)와 공모해 재일교포 재력가인 할아버지(99)의 680억원대 국내 부동산을 허위 증여계약서로 빼돌린 게 발단이 됐다. 곽씨 할아버지는 외손자인 고씨와 함께 지난 2월 곽씨 부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곽씨는 이 고소로 지난 7월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다가 기각되자 고씨를 죽이기로 했다. 후배 조모(28)씨에게 “고씨를 죽이면 현금 2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남은 가족 부양과 향후 변호사 비용도 약속했다. 두 사람은 2012년 일본의 한 어학원에서 만나 알게 됐으며, 지난 5월부터는 한 집에서 살던 사이였다.

2억원가량의 빚이 있던 조씨는 흥신소에 ‘조선족을 고용한 청부살인 방법’을 문의하고, 인터넷으로 ‘암살 방법’ 등을 검색했다. 곽씨는 조씨에게 ‘(범행 후) 필리핀으로 가서 살면 된다’며 거듭 살인을 독촉했다.

조씨는 지난 8월 21일 오전 11시40분쯤 고씨 매형이자 재산 송사를 맡은 변호사가 근무하는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미리 준비해간 흉기로 고씨를 찔러 살해했다.

애초 곽씨는 “묻으려면 둘 다 묻어야 한다”며 변호사까지 살해할 것을 주문했으나 조씨가 부담스러워하자 “(겁이라도 먹게) 변호사 앞에서 고씨를 죽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우발적 살인이라 주장했던 조씨는 압수물에서 청부살해 흔적들이 나오고, 곽씨가 약속한 사례금과 변호사비 등의 지급을 미루자 심경의 변화를 보였다. 곽씨가 지난달 26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구속까지 되자 범행 전모를 털어놨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는 26일 살인교사 혐의로 곽씨를 추가 기소했다. 곽씨는 사건 발생 직후 ‘살인교사죄 형량’ ‘우발적 살인’ 등을 검색하기도 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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