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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지식층 신뢰받는 좌파 정치인 “슈타지 협력 의혹은 거짓이다”





전례 없이 솔직하고 개인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레고어 기지의 자서전. 기지는 독일 정치에서 가장 다채로운 면모를 지닌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변호사 출신인 기지는 독일 통일 이후 독일사회주의통일당(SED)이 민주사회당(PDS)으로 변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오늘날 좌파당(Die Linke)의 초석을 놓았다.

그는 자서전 ‘한 인생으로는 충분하지 않다’에서 정치인, 변호사, 뛰어난 논객, 저자 등 다채로운 삶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20세기의 충격과 극단, 통일된 독일에 대한 기대와 실망 등 매우 개인적인 시선도 드러낸다.

기지는 지식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으며 다른 정당의 원로 정치인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다.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은 집권 가능성이 없는 좌파당을 선택한 그를 두고 “소속당을 잘못 고른 아까운 정치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동독 출신인 기지는 2013년 좌파당 내에서 가장 신뢰받는 의원이자 원내대표직을 맡고 있을 당시 구 동독 시절 슈타지(동독 국가보안부)의 비공식 노타르(공증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슈타지와 협력했다는 의혹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거짓이다. 난 이에 대한 법적인 해명을 성공적으로 했다”며 통일 후 끊임없이 제기되는 자신에 대한 유일한 의혹에 반론을 제기한다. 그는 동독 출신이면서도 보수당 소속인 메르켈 총리나 요아힘 빌헬름 가욱 전 대통령과는 달리 좌파당 소속임에도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신망을 얻고 있는 유일한 정치가이다. 이 자서전에서도 독일 내 주류 정치 세력이 아닌 ‘좌파’의 눈으로 독일 통일 전후 사회를 냉철하게 비판한다.

베를린=김상국 통신원(베를린자유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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