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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회의까지 열게 만든 중국 정보원 체포작전



중국 정보기관 요원들이 미국으로 도피해 중국 지도부의 부패를 연일 폭로한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사진) 정취안(政泉)홀딩스 회장을 찾아가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들 중국 요원을 체포하려 했으나 정부 내 이견으로 불발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간부들의 금고지기로 통했던 궈원구이는 2014년 부패·비리 혐의로 체포되기 전 도미했다. 이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 최고위층의 비리를 잇따라 폭로해 중국 당국의 골칫덩이가 됐다. 중국 당국은 궈원구이를 뇌물·납치·사기·돈세탁·성폭행 등 19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했으며, 지난 4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그의 수배를 요청했다.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요원 4명은 경유 비자로 미국에 입국, 지난 5월 24일 궈원구이가 거주하는 뉴욕 맨해튼 아파트를 방문했다. 궈원구이는 중국 당국이 자신 부인의 출국을 허용한 데 대한 성의 표시로 면담 요구에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요원들은 궈원구이에게 반중 활동을 중단하고 귀국할 경우 자산 동결을 해제하고 가족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회유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FBI는 중국 요원들을 찾아가 궈원구이를 만난 것은 법률 위반이라며 접촉 금지와 즉각적인 출국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틀 후인 5월 26일 궈원구이를 다시 만났다. 이를 주시하던 FBI와 브루클린 검찰은 이날 오후 이들을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중국행 비행기 탑승 직전 체포할 계획을 세우고 백악관의 승인을 요청했다.

백악관은 국무부와 법무부·국방부·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회의를 열었으나 체포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결국 체포 계획은 불발됐고 FBI에는 중국 요원들의 휴대전화 압수 권한만 허용됐다.

지난달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궈원구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측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의 친분을 자랑하기도 했다. WSJ는 미국이 그의 망명을 허용할 경우 중국과 상당한 외교적 마찰이 빚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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