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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아프리카의 ‘검은 커넥션’



아프리카 국가들이 국제사회의 제재 조치를 무시한 채 북한과 은밀히 거래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과 미국은 북한과 아프리카 간 커넥션의 불법성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북한 국영 동상제작업체 만수대가 아프리카 각국에서 기념동상 건립부터 군수공장과 대통령궁, 아파트 단지 건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CNN이 거론한 만수대는 만수대창작사와 산하 기업을 통칭한 것으로 보인다.

만수대창작사는 1959년 설립된 북한 최대 규모의 미술 창작 단체로 자회사로 만수대해외개발회사를 두고 외화벌이 창구 노릇을 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8월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 결의안 2371호를 채택하면서 만수대해외개발회사를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유엔은 만수대가 현지 정부와 계약을 하고 사업을 진행 중인 아프리카 지역 유엔 회원국이 14개국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비아가 ‘검은 커넥션’의 대표적인 나라로 알려졌다. 보도를 보면 나미비아 수도 빈트후크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영웅광장에 세워진 해방용사 동상(사진)은 왼손에 러시아제 경기관총 칼라슈니코프를 쥐고 오른손으로 구소련 시절 쓰이던 막대 수류탄을 던지려는 모습을 하고 있다.

CNN은 “이런 공산주의 스타일의 디자인은 우연이 아니다”면서 “영웅광장은 북한 기업이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곳(빈트후크)에서부터 가보로네(보츠와나 수도)까지, 루안다(앙골라 수도)에서 다카르(세네갈 수도)까지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각국 정부가 수년째 북한 정부와 은밀히 거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빈트후크의 해방용사 동상 외에도 아프리카 각국 주요 기념 동상 및 건축물 상당수가 북한 작품이다. 나미비아의 신설 독립기념관과 샘 누조바 초대 대통령 동상, 파트리스 루뭄바 전 콩고 대통령 동상, 짐바브웨 아프리카인민동맹 창립자 조슈아 은코모 동상,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혁명승리탑, 모잠비크 초대 대통령 사모라 마셜 등이 그 사례다. 세네갈이 독립 50주년을 기념해 세운 높이 48m짜리 아프리카 르네상스 기념 동상도 만수대가 제작했다. 만수대는 당시 2700만 달러(약 305억3700만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의 휴 그리피스 조정관은 “북한은 수천만 달러를 아프리카에서 벌고 있다”며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유엔이 요청한 (대북 거래중단 관련)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CNN에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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