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vs 힌치, ‘WS 반지’ 놓고 지략대결



25일부터 펼쳐지는 미국프로야구(MLB) 월드시리즈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휴스턴 애스트로스 A.J. 힌치 감독의 지략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시즌 감독으로 데뷔하자마자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연봉 총액 1위 팀인 다저스는 그동안 개개인의 면모는 화려하지만 끈끈함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아왔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소통을 하면서도 일관된 철학으로 선수단을 장악했다. 특히 능력은 뛰어나나 사고를 많이 치는 악동 야시엘 푸이그를 팀에 녹아들게끔 한 것은 로버츠 리더십의 대표적 사례다. 푸이그는 감독의 믿음에 화답하듯 올 포스트시즌에서 맹타(타율 0.414)를 휘둘렀다.

올 시즌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은 곳곳에서 성공을 거뒀다. 불펜 요원으로 시작한 알렉스 우드를 선발로 전환시켜 최고 활약을 이끌어냈다. 신예 코디 벨린저를 등용, 노장 아드리안 곤잘레스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고 최고의 리드오프 크리스 테일러와 코리 시거를 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의 세대 교체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신의 한수를 선보였다. 로버츠 감독은 리그에서 선발로만 나섰던 마에다 겐타를 불펜으로 돌렸다. 마에다는 5이닝 퍼펙트라는 완벽투로 임무를 완수했다.

힌치 감독은 2009년 5월 불과 35세의 나이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이 됐다. 하지만 성적 부진으로 2010시즌 도중 경질됐다. 힌치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2015시즌부터 지휘한 휴스턴에서 반전드라마를 쓰고 있다. 휴스턴은 2006∼2014년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2011∼2013년 3년 연속 지구 꼴찌의 ‘암흑기’를 보낸 팀이다.

힌치 감독은 휴스턴의 리빌딩과 육성을 효과적으로 성공시켜 2015년 팀을 지구 2위로 끌어올렸고 그해 댈러스 카이클을 사이영상 투수로 성장시켰다. 젊은 호세 알투베와 카를로스 코레아를 휴스턴 공격의 핵으로 키웠다. 신예 선수들이 주축인 휴스턴에서 젊은 리더십으로 소통하고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데 힌치 감독은 탁월한 능력을 보이고 있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23일 “로버츠와 힌치 감독 모두 선수들과 소통을 통해 팀의 상승세를 이끈 공통점이 있다”며 “두 감독의 치열한 수싸움은 양팀의 투타 대결 못잖은 시리즈의 화제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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