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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전성기? 난 운 좋은 사람, 묵묵히 노력할 뿐” [인터뷰]

영화 ‘범죄도시’ 흥행에 이어 차기작 ‘부라더’를 선보이게 된 대세 배우 마동석. “개인적으로 아이들이 다함께 볼 수 있는 피 안 나오는 액션영화를 찍고 싶다”는 그는 “장르를 가리진 않지만 멜로는 절대 안 할 것 같다. 내가 나오는 멜로는 나라도 안 볼 것 같다”며 웃었다.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잇달아 관객을 만나는 마동석 주연의 영화 두 편. 10월 극장가를 압도한 범죄액션물 ‘범죄도시’(위 사진)와 웃음과 감동을 함께 버무린 휴먼코미디물 ‘부라더’. 각 영화사 제공




이 사람이 내 편이면 두려울 게 없을 것 같다. 근육질의 남다른 덩치가 ‘현실판 헐크’라 해도 좋을 만큼 든든하다. 인상을 쓰면 거친 ‘상남자’인데 생긋 웃으면 친근하기 그지없다. 어찌나 러블리(lovely)하고 귀여운지 ‘마블리’ ‘마요미’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올가을 극장가를 접수한, 배우 마동석(46) 얘기다.

본인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에 마동석은 시선 둘 곳을 찾지 못하고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 생각하고…. 저는 그냥 지금껏 하던 대로 묵묵하게 열심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정석 대답.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언제나처럼 무던했다.

“인기 비결이요? 저에게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건 아니고요. 영화가 잘 돼서 좀 더 주목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 무대인사를 가거나 (흥행) 스코어를 확인해보면 인기를 실감하긴 해요. 그런데 원래 영화가 잘 될 때는 환호 받고 후질 때는 쓴 소리도 듣고, 그런 거잖아요.”

마동석과 윤계상이 주연한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는 올 추석 흥행 대이변의 주인공이었다. 초반엔 다소 뒤처졌으나 거센 입소문을 타고 기대작 ‘남한산성’ ‘킹스맨: 골든 서클’을 차례로 제쳤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들어서도 흥행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14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누적 관객 수 467만명(영화진흥위원회·22일 발표)을 기록 중이다.

마동석은 “개봉한 것만으로 감격스러웠는데 반응까지 좋아서 더 감사할 따름”이라며 “작품이 주는 통쾌함 때문에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다. 권선징악적 주제의 형사액션물이라 관객들이 시원함을 느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속편 제작 계획에 대해선 “기회가 생기면 하고 싶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공교롭게도 한 달 차를 두고 차기작을 선보이게 됐다.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부라더’(감독 장유정)는 ‘범죄도시’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코미디물이다. “액션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정이거든요.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게 핵심이죠. 반면 코미디 연기는 정확한 호흡과 타이밍이 필요해요. 억지로 웃기려고 해도 안 되죠. 그래서 진짜 힘든 것 같아요.”

‘부라더’는 경북 안동의 뼈대 있는 집안에서 자란 형제(마동석 이동휘)가 벌이는 좌충우돌 이야기. 전작에서 강력계 형사로 조선족 깡패들을 때려잡은 마동석이 이번에는 일확천금의 허황된 꿈을 좇는 학원강사로 변신했다. “저는 파트너 운이 좋은 것 같아요. (윤)계상이와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는데 (이)동휘와도 좋았어요. 10년은 알고 지낸 사이 같더라니까요.”

한 달에 30∼40편의 시나리오가 들어온다는 마동석은 끊임없이 작품을 찍고 있다. 요즘도 팔씨름 소재의 영화 ‘챔피언’ 촬영에 한창이다. 이외에도 ‘원더풀 고스트’ ‘곰탱이’ ‘신과 함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스스로도 “확실히 일중독이 있다”고 인정할 정도다.

“이런저런 부상으로 양팔에 각각 철심 3∼4개를 박았어요. 척추를 다친 적도 있고요. 몸은 아픈데 체력은 아직 남아있나 봐요(웃음). 운동하고 쉬면 또 금방 회복이 돼요. 아무것도 안 하고 마음을 비워야 에너지가 생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꾸 머리를 쓰고 뭘 해야 다시 채워지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후자인 것 같아요.”

열아홉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가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다 서른넷에 돌아와 뒤늦게 배우의 꿈을 이룬 마동석은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했다. “겸손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입니다. 난 노력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늘 생각해왔어요. 그래서 지금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는 거예요. 이 일을 최대한 오래하는 게 저의 꿈이거든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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