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서 보배로, ‘MLB 사무라이’… 보배서 계륵으로, 니퍼트·맨쉽





■ 가을에 무서워진 ‘야구 사무라이’
다나카·다르빗슈 등 PS 맹활약


한때 미국프로야구(MLB) 포스트시즌에서 투수진 합류조차 불투명할 정도로 계륵 신세가 됐던 일본인 투수들이 진가를 발휘하며 팀의 보배로 탈바꿈하고 있다. 사무라이 간의 진검 승부가 월드시리즈에서도 펼쳐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뉴욕 양키스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승제) 5차전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5대 0으로 격파했다. 양키스는 휴스턴에 2연패 뒤 3연승을 거둬 월드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이날의 히어로는 단연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다. 다나카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정규시즌에서 다나카는 기복 있는 피칭으로 팀의 신뢰가 높지 않았다. 성적도 13승 12패 평균자책점 4.74에 머물렀다. 특히 휴스턴은 다나카에게 저승사자와 같은 팀이다. 다나카는 휴스턴을 상대로 올 시즌 1⅔이닝 동안 7피안타(4피홈런) 8실점으로 부진하는 등 통산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0.38로 약했다. 하지만 이날은 눈부신 피칭으로 천적을 제압했다.

올 포스트시즌에선 어느덧 양키스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포함, 3경기 선발로 나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90의 언터처블 피칭을 선보였다.

이날 LA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 시카고 컵스에 2대 3으로 패했지만 계투진의 마에다 겐타는 명불허전의 피칭을 이어갔다.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7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안타로 막았다. 이번 포스트시즌 선발에서 불펜으로 밀린 마에다는 4경기 4이닝 동안 무안타 퍼펙트 피칭을 기록하며 2승을 챙겼다. 현지언론은 마에다의 불펜 전환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신의 한수’로 평가한다.

다저스의 선발 다르빗슈 유도 사무라이 돌풍의 중심이다. 전날 3차전에서 다르빗슈는 6⅓이닝 동안 1실점으로 컵스 타선을 막아내며 팀의 6대 1 승리를 이끌었다.

다르빗슈는 정규시즌 후반 다저스로 이적 후 4승 3패 평균자책점 3.44로 기대에 못미쳤다. 또 올 시즌 전까지 포스트시즌에서 2패만 기록, 큰 경기에 약했다. 그러나 올 포스트시즌에서는 연일 호투하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59의 성적을 올렸다. 다저스의 사무라이들은 팀의 포스트시즌 6승 중 4승을 합작했다.

양키스와 다저스 모두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상태여서 사무라이 간의 월드시리즈 맞대결도 기대해볼 수 있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일본인 투수 세 명 모두 까다로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최정상급 선수였고 포스트시즌 및 국제대회 등 큰 경기 경험이 많다”며 “MLB 포스트시즌에서도 풍부한 경험과 관록이 빛나는 것”이라고 상승세를 분석했다. 이어 “이들은 상대 팀에 대한 분석에 충실, 투구패턴 변화도 적절히 주며 효과적 피칭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 복덩이 용병 에이스→ 계륵?
두산 니퍼트·NC 맨쉽, 동반 부진


시즌 동안 팀의 복덩이였던 한국프로야구 외국인 투수들이 플레이오프에서 ‘계륵’으로 전락할 조짐이다. 매 경기가 결승이나 다름없는 포스트시즌에서 믿었던 에이스들이 동반 부진하자 구단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제 1선발 더스틴 니퍼트가 지난 17일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하면서 고민에 빠졌다. 2015년 준플레이오프부터 이어온 포스트시즌 무실점 행진도 36⅓이닝에서 멈췄다. NC 재비어 스크럭스에게는 역전 만루포를 얻어맞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시리즈 통산 평균자책점이 1.80인 니퍼트는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 그러나 올해는 정규리그 후반부터 불안했다. 평균자책점이 전반기 3.41에서 후반기는 4.99로 급등했다. 힘이 떨어진 니퍼트는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사고를 쳤다.

정규시즌 21경기 12승 4패 평균자책점 3.67로 NC 선발진을 이끈 제프 맨쉽.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 부진하던 그는 가을무대에서는 사실상 2류급 투수로 전락했다. 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으나 각각 4이닝 3실점, 4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는 불펜으로 나섰지만 총 1⅔이닝에서 평균자책점은 21.60까지 치솟았다. 18일 2차전에서는 1이닝도 못채우고 두산 최주환에게 역전 만루포를 내주며 망신을 샀다. 양 팀은 20일 3차전서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두산)과 에릭 해커(NC)를 선발로 내세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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