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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맞춘 듯 ‘시진핑 사상’ 공표… 마오쩌둥 반열 오르나

후춘화 중국 광둥성 서기(왼쪽 사진)가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진행되는 인민대회당에서 19일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하며 미소를 짓고 있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후 서기와 천민얼 충칭시 서기(오른쪽) 가운데 한 명이 차기 지도자로 지명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AP뉴시스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공식 행사에서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시진핑 사상’을 잇따라 주창하고 나섰다. 따라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18일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강조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시진핑 사상으로 구체화돼 지도이념인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시 주석이 업무보고에서 ‘대만 통일’과 ‘세계 일류 군대’ 화두를 던지자 대만과 미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일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전날 신장위구르자치구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새로운 시대에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각고의 이론 탐구 끝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류윈산 중앙서기처 서기도 윈난성 대표단과 만나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당이 장기적으로 굳건히 지켜야 할 지도 사상”이라고 밝혔다.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도 네이멍구자치구 대표단 토론 때 이 용어를 사용했다.

시 주석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용어를 사용하면서도 본인의 이름을 스스로 거론하지 못했지만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공식 명칭으로 공표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따라서 시진핑 사상이 실제로 당장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공산당 당장에는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만 명기돼 있다.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삼개대표론’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등은 주창자 이름이 제외된 채 표기돼 있다. 만약 시 주석 이름이 들어간 ‘사상’이 당장에 명기된다면 외형상 덩샤오핑의 ‘이론’을 넘어 마오쩌둥 반열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베이징의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마오쩌둥이 중국 인민을 떨쳐 일어나게 하고, 덩샤오핑이 중국을 부유하게 만들었다면 시 주석이 중국을 강대하게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신시대’로 구분 지으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이 업무보고에서 2050년까지 대만 통일을 이뤄내겠다는 취지를 밝히자 대만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시 주석은 ‘완전한 조국통일’과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며 “국가분열이라는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며 “개인, 조직, 정당, 시기 등을 불문하고 중국의 영토를 한 치라도 분열시키는 행위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국의 완전통일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필연적 요구”라고 강조해 중국몽(夢) 실현 시점인 2050년까지 대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대만의 대륙위원회는 “양안이 지금처럼 교류가 막힌 적은 없었다”며 “30년 전 교류를 시작할 때의 초심과 사명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시 주석은 2050년까지 선두국가 목표를 제시하면서 세계일류 군대 육성도 내세워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시 주석은 “2035년까지 국방과 군대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해 21세기 중엽까지 세계일류 군대로 만들겠다”며 “이때는 어떤 전쟁에서도 싸워 이길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경제력뿐 아니라 군사력에서도 세계 최강 국가로 발돋움해 미국과 패권 경쟁을 하겠다는 의미여서 미국을 자극하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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