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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갈까 말까… 트럼프 ‘머뭇’





WP “시찰 놓고 찬반 양론”
백악관 아직 결정 못내려
訪韓 관례상 매우 이례적
反 “북한 자극 충돌 우려” 贊 “보란듯이 경고 필요”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왔지만 백악관이 아직까지 결정을 못하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방한 일정이 하나 있다. 바로 비무장지대(DMZ) 시찰 여부다. 통상 외국 정상이 국빈방문할 때 수개월 전에 동선이 정해지는 관례에 비춰보면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DMZ 시찰을 놓고 찬반 양론으로 나뉘었다고 보도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이 모두 다녀간 DMZ가 유독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DMZ 시찰을 반대하는 이들은 북한과 격렬한 ‘말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과 대치 중인 최전방을 찾아 극단적인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북한을 오판하게 만들 수 있고, 자칫 우발적인 군사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DMZ에 머무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안전도 염려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DMZ 방문으로 한반도 긴장이 부각될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를 들어 청와대와 미 국무부가 DMZ 시찰을 만류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한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에 반대했다는 외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양국은 방한 일정을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국장은 “북한에 선제공격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미국 대통령이 DMZ를 찾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미군 통수권자로서 북한 도발에 대한 철통같은 한국 방어 의지를 과시하고,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낼 수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DMZ만한 곳이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지난 4월 방한 당시 “북한은 우리의 결의를 내 얼굴에서 보라”며 DMZ 시찰을 강행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2년 방한 때 DMZ에서 “자유와 번영의 관점에서 볼 때 남한과 북한의 대비가 이보다 선명하고 날카로운 곳이 없다”는 말을 남겼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 DMZ 안에 있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따라 걸은 뒤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그날은 북한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2년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말한 지 얼마 안돼 DMZ를 찾았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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