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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아마존… 글로벌 혁신기업들, 사내문화는 ‘퇴행’



선진 기업임을 자처하는 글로벌 업체들이 각종 차별과 추문으로 이미지를 구기고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계열사 대표가 성추문에 휩싸여 물러났고,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직장 내 인종차별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등은 성추행 의혹을 받는 아마존 스튜디오 로이 프라이스 대표가 사임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마존 스튜디오는 아마존닷컴 계열 드라마·영화 제작사다. 프라이스는 아마존이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를 시작한 2004년 회사에 합류한 초창기 멤버다. 그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12일 정직 처분을 받았다.

프라이스는 여성 직원에게 “넌 내 성기를 사랑하게 될 거야”라고 말하는 등 수차례 부적절한 언사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 TV 시리즈 ‘더 맨 인 더 하이 캐슬’의 총감독 이사 해켓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를 폭로하며 자신이 2015년 프라이스에게 성행위를 강요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해켓은 사건 직후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지만 아마존은 프라이스를 상대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에서 근무했던 흑인 직원 3명이 재직 당시 인종차별적 대우와 괴롭힘을 당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테슬라 감독관과 동료 직원들이 ‘깜둥이’ 같은 인종차별적 별칭을 쓰거나 마분지 상자에 흑인을 조롱하는 경멸적 그림을 그렸다고 주장했다. 원고 중 2명은 아들과 아버지다.

오웬 디아즈(49)는 같은 공장 다른 구역에서 일하는 아들 드미트리(22)와 감독관의 언쟁에 끼어들었다가 감독관에게 욕설과 인종차별적 비방을 들었다고 전했다. 아들은 일상적인 흑인 비하 호칭 사용에 대해 관리부서와 다른 감독관에게 문제를 제기했지만 “너는 대체 가능한 일용직일 뿐”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고소장에 적었다. 디아즈는 더 머큐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문적인 작업 환경이 돼야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해당 직원들이 재직 중에는 인종차별에 대한 불만을 공식적으로 제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15년 10월 동료가 소리를 지르고 공격적인 발언을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접수되기는 했지만 인종차별적 언사는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테슬라 측 주장이다.

지난 2월에는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전직 여성 엔지니어의 폭로로 사내 성희롱·성추행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미국 정보기술(IT)업계 여성단체 애니타보르그 여성기술연구소(ABI)는 우버와 관계를 단절했다. 당시 텔리 위트니 ABI 대표는 “우버는 그동안 여성 인력 처우 문제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구글에서는 한 남성 엔지니어가 남녀 간 임금 차별을 옹호하는 글을 작성해 유포하기도 했다가 해고당했다. 그는 “여성이 기술 산업에서 지위가 약한 건 직장 내 편견과 차별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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