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패스+역습… 유럽 홀리는 맨시티 ‘펩 매직’

호셉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나폴리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F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자기 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AP뉴시스


호셉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감독은 ‘전술 혁명가’로 불린다. FC 바르셀로나 감독 시절 리오넬 메시를 ‘가짜 9번’으로 기용하는 등 참신한 전술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우승 트로피를 휩쓴 그는 지난해 7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했다. 하지만 쓴맛을 봤다. 그가 이끈 맨시티는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진출에 실패했다. EPL에서도 3위에 그쳤다. 사령탑 데뷔 10년 만에 처음 무관에 그친 과르디올라가 이번 시즌 ‘전술 혁명가’다운 면모를 되찾고 세계 축구계를 호령하고 있다.

맨시티는 18일(한국시간) 나폴리와의 2017-2018 UCL F조 3차전 홈경기에서 2대 1로 이겼다. 3연승을 질주한 맨시티는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맨시티는 각종 대회에서 11승 1무 및 10연승으로 순항하고 있다. 골득실은 +33. 이는 유럽 5대 리그 전체 1위다. 특히 EPL 8라운드까지 29골을 터뜨렸다. 에버턴이 1894-1895 시즌 같은 기간 30골을 넣은 이후 123년만의 최다골 기록이다. EPL 2년차 감독의 마법은 어디서 온 걸까.

과르디올라는 팀별·리그별로 전술을 끊임없이 변화시킨다. 2008년 7월 바르셀로나 사령탑에 오른 과르디올라는 유명한 ‘티키타카(짧고 빠른 패스 플레이)’를 완성하며 부임 첫 시즌 트레블(리그·컵대회·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일본 축구 기자 니시베 겐지는 저서 ‘좌익 축구 우익 축구’에서 “과르디올라는 축구계의 대표적인 좌익”이라고 했다. 우익 축구는 승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수비 위주의 축구인 반면, 좌익 축구는 짧은 패스 중심의 기교 축구다.

패스 축구의 달인이었던 과르디올라는 2013년 7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맡으면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그는 뮌헨에 티키타카를 이식하면서도 뮌헨의 장기인 역습 축구를 살려 나갔다. 이를 통해 2013-2014 시즌부터 3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이뤄냈다.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에서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힘과 스피드가 좋은 맨시티에 바르셀로나의 패스 축구와 뮌헨의 역습 축구를 도입한 것이다.

지난 시즌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기 위해 프리시즌 때 메인인 3-4-2-1 포메이션뿐만 아니라 4-2-3-1, 5-3-2 포메이션에도 공을 들였다. 선수들도 이제는 감독의 전술을 완전히 이해했다. 전술의 핵 케빈 더 브라위너가 올 시즌 그라운드 안의 ‘마에스트로’라고 불릴 정도로 빈틈없이 공수 조율을 하는 가운데 르로이 사네, 가브리엘 제수스 등 젊은 피의 스피드와 골결정력이 조화를 이루며 완벽에 가까운 팀으로 성장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세계 축구팀 가운데 99%는 현재 맨시티를 상대해서 질 것”이라고까지 했다.

일각에서는 “구단의 오일머니에 따른 선수빨”이라며 과르디올라의 지도력을 깎아내린다. 하지만 팔색조를 연상케하는 전술 전개 외에 용병술 및 지도력도 탁월하다는 평이다. ‘원팀’을 위해 전술에 맞지 않는 선수는 과감하게 내치면서 동시에 세심하게 선수들을 지도해 최대한의 기량을 이끌어낸다. 유럽 축구를 열광시키는 ‘과르디올라 매직’ 뒤엔 혁신성이 자리잡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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