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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투합한 1인 출판사들, 에세이 ‘아무튼’ 공동 출간

‘아무튼’ 시리즈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필자들이 쓴 에세이다. 사진은 1차분으로 출간된 이 시리즈 5권의 표지. 각 출판사 제공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문고판 시리즈다. 표지도 예쁘고 분량도 제각각 150페이지 안팎인데다 내용도 어렵지 않아 단숨에 읽힌다. 최근 서점가에 등장한 에세이 시리즈 ‘아무튼’ 얘기다. 1차분으로 나온 5권 가운데 아무 책이나 뽑아 맨 뒷장을 펼치면 이렇게 적혀 있다.

“나를 만든 세계, 내가 만든 세계 ‘아무튼’은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특이한 건 아무튼 시리즈를 1인 출판사 3곳이 공동으로 펴냈다는 것이다. 출판사 3곳의 이름은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이들 출판사는 왜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일까.

시작은 이정규 코난북스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지난 2월 이재현 위고 대표와 김태형 제철소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출판사 3곳이 함께 책을 내보자고 제안했다. 이들 세 사람은 과거 출판사 ‘푸른숲’에서 한솥밥을 먹던 사이. 프로젝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정규 대표는 18일 본보와 통화에서 “처음엔 ‘이게 과연 될까’라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나머지 출판사 대표들이 좋은 기획이라고 말해준 덕분에 일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리즈 제목을 ‘아무튼’이라고 지은 건 이 단어에 녹아있는 분위기 때문이에요. ‘아무튼’이라는 부사에는 뭐가 어찌 됐든 간에 내 길을 가겠다는 뉘앙스가 담긴 것 같았거든요. 뚜벅뚜벅 자신의 삶을 걸어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었어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를 표방한 만큼 1차분으로 내놓은 에세이 5권의 내용은 필자에 따라 제각각이다. 인권운동가 류은숙씨는 ‘피트니스’를 주제로 택했고, 목수 김윤관씨는 ‘서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약사 장성민씨는 ‘게스트하우스’를, 일러스트레이터 조성민씨는 ‘쇼핑’을 각각 주제로 삼았으며,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책으로 유명한 김민섭씨는 자신이 태어난 서울 망원동 이야기를 적었다.

출판사 3곳은 앞으로 10권 넘는 책을 차례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정해진 후속 시리즈의 주제는 ‘관성’ ‘그릇’ ‘서핑’ ‘방콕’ ‘스릴러’ 등 각양각색. 책값이 각각 9900원으로 똑같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정규 대표는 “독자들이 이 시리즈를 통해 ‘나만의 시간’ ‘나만의 세계’를 갖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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