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몰타 비리폭로 여기자, 차량폭발 의문사



지중해 작은 섬나라 몰타 정계의 비리를 폭로해 온 탐사보도 전문기자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53·사진)가 자동차 폭발로 숨졌다고 16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카루아나 갈리치아는 이날 오후 몰타 북부 비드니자의 자택을 나선 직후 자동차에서 강력한 폭발장치가 터져 사망했다. 그는 보름 전 살해 협박을 받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정황상 카루아나 갈리치아가 살해당한 것으로 규정했다. 몰타 정부 요청으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사건 수사를 돕기로 했다.

카루아나 갈리치아는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올해 유럽에 큰 충격을 준 28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폴리티코는 그를 “몰타의 불투명성과 부패에 맞서 싸우는 ‘여성 1인 위키리크스(폭로전문 매체)’”라고 평가했다.

탐사보도 블로그 ‘러닝 코멘터리’를 운영해 온 그가 최근 공격한 대상은 무스카트 총리다. 지난 4월 무스카트 총리 부부가 파나마 페이퍼스(세계 유명인사들의 조세회피 혐의가 담긴 문건) 스캔들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부부가 아제르바이잔 정권에 몰타 여권을 팔아 받은 돈을 비밀 역외 계좌에 은닉했다는 내용이었다. 무스카트 총리는 이를 부인했지만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결국 6월 조기 총선을 실시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무스카트 총리는 “카루아나 갈리치아가 나에 대한 가장 혹독한 비판자였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 같은 야만적인 공격은 어떤 식으로든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