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PGA 투어… 최경주 “가슴 벅차다”



한국에서 실력을 갈고 닦아 미국 무대를 평정한 선수가 금의환향했다. 바로 호주 골퍼 마크 레시먼(34)이다. 레시먼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CJ컵앳나인브리지스(CJ컵)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CJ컵은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PGA 투어 정규대회다.

레시먼은 17일 대회가 열리는 제주 서귀포 나인브릿지 골프클럽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의 경험이 PGA 투어 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다시 방문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문을 연 레시먼은 “한국은 필드가 좁아 공을 좀 더 직선으로 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에서의 경험이 분명 도움이 됐다. 이를 동료들에게도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레시먼은 호주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2006년 4월 KPGA가 신설한 외국인 시드 선발전에 나와 3위로 합격해 그 해 한국에서 뛰었다. 5월에는 지산리조트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특히 그 때 1라운드에서 11언더파를 치며 KPGA 투어 사상 18홀 최소타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레시먼은 2006년 한국에서 받은 1억여원의 상금을 시드머니 삼아 이듬해 PGA 2부 투어로 진출했고, 2009년 PGA 투어에 정식으로 입문해 신인상을 받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PGA에선 올해 2승 포함, 통산 3승을 거뒀다.

레시먼은 ‘지한파’답게 최근 북핵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상황에 대해서도 “긴장감이 있긴 하지만 한국을 방문하면 안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인 잔더 셔펠레(미국)도 “조금이라도 불안감이 있거나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안 왔을 것”이라고 했다. PGA 통산 3승의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2008년 (KPGA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때 한국을 처음 방문해 우승을 차지한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국내에서 처음 PGA 정규대회가 열린다는 것에 감격했다. 맏형인 ‘탱크’ 최경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벅찬 느낌이다. 후배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또 다른 꿈이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8월 제대한 배상문은 “이 대회는 골프 인생을 되짚어 보고 재정리할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5승을 거두는 맹활약에 힘입어 페덱스컵 우승과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저스틴 토머스(미국)도 전날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토머스는 “한국에 처음 왔다”며 “대회에 나온 이상 우승을 노리는 것이 당연하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연습라운드가 열린 대회장은 개막까지 이틀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러 온 갤러리들로 북적였다. 갤러리들은 TV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선수들이 눈앞에서 샷을 날릴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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