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연승팀의 저주’에 무릎 꿇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선수들이 1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5차전 9회말에 팀이 뉴욕 양키스에 2-5로 뒤지며 패색이 짙어지자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뉴시스
 
이날 승리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진출을 확정지은 양키스의 브렛 가드너(왼쪽)가 기뻐하며 샴페인을 동료에게 뿌리는 모습. AP뉴시스


올 시즌 22연승을 달리며 미국프로야구(MLB) 역대 최다 연승 2위 기록을 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결국 저주의 사슬을 끊지 못하고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연승팀의 저주’와 69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와후 추장의 저주’에 클리블랜드는 속절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다.

클리블랜드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7 MLB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3승제) 5차전에서 뉴욕 양키스에 2대 5로 패했다. 2승을 먼저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7전4승제) 진출을 눈앞에 뒀던 클리블랜드는 이후 3연패를 당해 허무하게 포스트시즌을 마치게 됐다. 9회말 침체된 분위기의 클리블랜드 덕아웃에서 선수들은 패배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클리블랜드 강타선은 이날 산발 5안타로 2점을 내는데 그쳤다.

정규시즌 22연승의 클리블랜드는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 1순위였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필진 29명 가운데 16명이 클리블랜드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예상할 정도였다.

투타 모두 완벽하다는 평을 들은 클리블랜드였지만 ‘연승팀의 저주’는 벗어나지 못했다. 26연승으로 메이저리그 역대 연승 1위의 1916년 뉴욕 자이언츠도 그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머니볼(저비용 고효율 선수 활용)’로 잘 알려진 2002년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도 20연승을 기록했지만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 월드시리즈 문턱도 밟지 못했다.

클리블랜드에게는 또 하나의 저주가 있다. 바로 ‘와후 추장의 저주’다. 클리블랜드는 팀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 캐릭터를 우스꽝스럽게 바꾼 뒤 올해까지 69년째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최장 기간 메이저리그 우승을 못한 팀이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 진출, 4차전까지 시카고 컵스에 3승 1패로 앞서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이후 5∼7차전 거짓말처럼 내리 패하며 질긴 저주를 실감해야 했다.

2연패 후 기적의 3연승으로 승부를 뒤집은 양키스는 ALCS에 진출, 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1차전을 치른다.

한편 이날 워싱턴 내셔널스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서 컵스를 5대 0으로 격파하고 기사회생했다. 워싱턴 선발로 나선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전날까지 감기 증세로 이날 등판이 힘든 상태였다. 하지만 감기약을 먹으면서까지 등판 의지를 불태운 스트라스버그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선착한 LA 다저스는 내심 미소를 짓고 있다. 워싱턴과 컵스의 디비전시리즈가 5차전까지 이어지면서 체력적인 우위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또 월드시리즈 맞상대로 유력했던 우승후보 클리블랜드마저 도중 탈락함으로써 커다란 장애물이 사라진 효과를 맛봤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