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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독립 유보, 대화하자”… 스페인 “타협 안한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자치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독립선언서에 서명했지만 수주일간 공식 선언을 연기하겠다”면서 중앙정부에 대화를 제안했다. AP뉴시스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공식적인 독립 선언을 유보한 가운데 중앙정부가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이다.

BBC방송 등은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이 10일(현지시간) 독립선언서에 서명했지만 공식 선언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이날 자치의회 연설에서 “카탈루냐와 스페인 사이의 갈등 해소와 관계 재정립을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분리독립 추진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내비치는 동시에 중앙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이중 전략이다.

이에 중앙정부는 11일 비상 내각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중앙정부는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선언 연기에 한숨을 돌렸지만 푸지데몬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주민투표는 물론 독립 추진 자체가 불법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분리독립을 선언했는지 여부를 분명히 밝히라고 공식 요청할 예정”이라면서 “카탈루냐의 답변이 앞으로의 상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정부와 의회 내 강경파는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엄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섣부른 자치권 제한은 더 큰 혼란과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자치정부가 자멸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사태로 지역 경제가 훼손된 데다 국제사회도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어 푸지데몬을 향한 여론도 크게 악화된 상태다. 실제로 주민투표 결과는 찬성이 90%였지만 투표율은 42%에 불과했다. 주요 기업들은 독립 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경고했고, 유럽연합(EU)도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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