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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베스트셀러] 장즈천의‘일본군 6사단의 난징 대학살 실록’





15세 때부터 전쟁사에 천착한 저자 장즈천(23)은 중국 젊은이들이 난징 대학살의 잔혹성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을 개탄했다. 일본군이 80년 전 난징에서 민간인 23만명 이상을 도륙할 때 구마모토현의 일본군 6사단은 대학살의 주범이었다. 장즈천은 사학을 전공한 우징마오(24)와 함께 난징 대학살 80주년을 앞두고 9월말 책을 출간했다. 구마모토 6사단이 난징에 진격한 1937년 11월부터 1947년 당시 사단장이던 다니 히사오가 난징 전범 법정에서 사형당할 때까지의 기록이다.

기존 중국 책들과 달리 일본군 퇴역군인의 메모들과 당시 군 기록 등 일본에서 얻은 자료로 80% 정도의 내용을 채웠다. 일본군 동료가 시민을 학살하고 집을 불 지르는 장면을 목격한 퇴역군인들의 증언도 담겨 있다. 1930∼40년대 일본의 중국 침략 기록도 일본 친구를 통해 수백건 확보했다. 장씨는 “우리는 일본 우익들이 잘못을 인정하도록 일본인들이 쓴 기록을 사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책을 쓰면서 매일 악몽을 꿨다. 글 쓰는 것을 그만두려고도 했다. 계속 쓰다가는 나도 자살할 것 같은 두려움이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난징 대학살의 잔혹성뿐 아니라 역사를 지우려는 일본의 태도와 젊은 일본인들의 적대적인 반응에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이런 태도가 오히려 자극이 됐다.

2014년 이 책의 초고가 여러 출판사에서 거절당할 땐 출간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 그때 한 네티즌이 ‘난징의 강간’이란 책을 쓴 아이리스 장도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난징 대학살에 대한 세계 여론을 바꾸지 않았느냐고 격려해줬다. “그녀도 해냈는데 네가 못할 이유가 있느냐”는 얘기에 다시 힘을 얻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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