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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양한 對北군사옵션 공식 보고받아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는 구체적 방안을 보고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군 수뇌부가 대북 군사옵션을 공식적으로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는 의미로, 북한이 도발할 경우 한반도 정세가 급변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달 3∼14일 한국, 중국, 일본 방문 때도 군사옵션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매티스 장관과 던포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북한의 침공에 대한 방어부터 핵무기 위협을 예방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옵션을 브리핑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군사옵션을 보고받았다고 백악관이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백악관은 또 “브리핑은 어떤 형태든 북한이 침략할 경우 이에 대응하는 방법부터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옵션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이 경제 제재와 외교적 압박을 우선하는 현재의 대북 정책 기조를 바꾼 것은 아니지만 군사옵션 브리핑 사실을 공개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크게 우려한 탓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과 대화하는 것은 시간낭비”라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공개적으로 면박 준 이후 부쩍 군사행동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미군 수뇌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대북 군사옵션을 제시하라고 주문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북핵 해법의 하나로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제안한 헨리 키신저(94) 전 국무장관을 백악관으로 따로 불러 주목을 끌었다. 키신저는 지난 7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김정은정권 붕괴를 끌어내면 주한미군 철수를 중국과 협상할 수 있다고 제안한 적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키신저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키신저가 나한테 해줄 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해줄 말에 대해 “25년 전에 해결됐어야 할 문제”라고 설명해 북한 문제 때문에 만난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25년 전인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합의했으나 이듬해 영변 원자로를 가동하면서 미국과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

군사옵션을 브리핑받고, 키신저의 조언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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