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적은 친구… NBA 슈퍼팀 ‘이합집산’

2016-2017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우승팀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선수들이 경기 중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클레이 탐슨, 드레이먼드 그린, 케빈 듀란트, 스테픈 커리. AP뉴시스
 
위 사진부터 2017-2018 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서 재결합한 르브론 제임스(왼쪽)와 드웨인 웨이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빅3'로 거듭난 폴 조지, 러셀 웨스트브룩, 카멜로 앤서니(왼쪽부터). 휴스턴 로케츠에서 한솥밥을 먹게 된 크리스 폴(왼쪽)과 제임스 하든. AP뉴시스


‘슈퍼팀에는 슈퍼팀으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이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합집산하며 속속 ‘슈퍼팀’(슈퍼스타들이 모인 팀)을 선보이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3시즌 연속 NBA 파이널에 올라 두 차례 우승컵을 차지하며 새 왕조를 열었다. 골든스테이트는 특히 지난 시즌에 득점왕 출신 케빈 듀란트를 영입하며 기존의 최고 3점 슈터이자 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스테픈 커리, 국가대표 클레이 탐슨과 함께 ‘슈퍼팀’으로 변모했으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골든스테이트가 성공 사례를 남기자 각 구단들도 앞다퉈 리그의 스타들을 한 팀에 모으는 경향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골든스테이트의 최대 맞수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가장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골든스테이트와 최근 3회 연속 파이널 맞대결을 펼친 클리블랜드는 2016년 우승했지만 지난 시즌 왕좌를 내줬다. 골든스테이트 타도를 외친 클리블랜드는 지난달 보스턴 셀틱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공격형 포인트가드 카이리 어빙을 내줬지만 ‘작은 거인’ 아이재아 토마스를 영입했다. 앞서 2009년 신인왕, 2011년 리그 MVP인 데릭 로즈를 지난 7월 영입했다.

클리블랜드는 28일(한국시간) 슈퍼팀 결성의 정점을 찍었다. 시카고 불스로부터 베테랑 가드 드웨인 웨이드(35)를 영입한 것이다. 웨이드는 2011∼2014년 르브론 제임스와 마이애미 히트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4년 연속 파이널 진출, 2회 우승의 업적을 쌓았다. 둘은 오랜 기간 미국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절친한 사이다. 웨이드는 제임스와 4년 만에 재결합했다.

웨이드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클리블랜드는 가장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팀이다. 나의 형제인 제임스와 다시 뭉쳐서 뛴다는 게 너무 기대된다. 함께 세 번째 우승을 합작하고 싶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이에 제임스는 “다른 경쟁 팀들에게 웨이드를 뺏기지 않고 데려와서 정말 기쁘다. 그는 내 생애 최고의 친구 중 하나다”며 흐뭇해했다.

골든스테이트가 속한 서부 컨퍼런스에서 전력을 재정비한 팀들도 눈여겨볼 만 하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지난 시즌 듀란트가 골든스테이트로 떠난 탓에 러셀 웨스트브룩이 홀로 남아 팀을 이끌었다. 공격을 도맡은 웨스트브룩은 역대 한 시즌 최다인 42회 트리플더블 기록을 작성하고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그러나 새 시즌 웨스트브룩은 든든한 동료들을 얻었다. 득점력이 출중한 국가대표 출신의 두 포워드인 폴 조지와 카멜로 앤서니가 오클라호마시티에 합류하며 ‘빅3’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조지와 앤서니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소리를 들어왔던 터라 어느 때보다도 챔피언 등극을 향한 의지가 강하다.

조지는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23.7점을 올리는 등 가공할만한 득점력을 선보였다. 2010년 데뷔한 뒤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줄곧 활약했으나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조지는 지난 26일 미국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은 승리다. 돈이나 기록은 필요없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가장 높은 위치로 올라가는 게 목표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앤서니는 2003년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데뷔했으며 14시즌 동안 올스타 9회 선정, 정규리그 득점왕 1회 등을 차지했다. 미국 국가대표로는 사상 최다인 올림픽 금메달 3개, 통산 득점 1위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리그 파이널 우승은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닥공(닥치고 공격)’ 농구로 서부 컨퍼런스 3위에 올랐던 휴스턴 로케츠의 전력도 강화됐다. 휴스턴은 지난 6월 LA 클리퍼스에 무려 8명의 선수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면서 리그 최정상급 포인트가드인 크리스 폴을 데려왔다. 슈터이지만 포인트가드 역할까지 소화해야 했던 제임스 하든의 공격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2005년 NBA에 데뷔한 폴 역시 뉴올리언스, 클리퍼스 등을 거쳤지만 우승 경험이 없다. 폴은 하든과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하면서 에릭 고든, 라이언 앤더슨 등 3점슛 능력이 뛰어난 슈터들과도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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