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위안부’ 얘기하는 佛여인


 
아나밸 고도씨가 그린 만화 '위안부'에서 일본군이 주인공을 납치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콘텐츠 공모전에서 프랑스의 젊은 만화가가 대상을 받았다.

리옹의 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 만화를 전공한 아나밸 고도(27·여·사진)씨가 주인공이다. 아나밸씨는 한 위안부의 증언을 극화한 만화 ‘위안부’를 출품했다. 18장으로 구성된 만화에는 식민 통치와 조선 여성의 삶, 분단 등 한국의 근현대사가 개략적으로 설명돼 있다. 한국인에게는 상식으로 통하는 내용이지만 유럽인이 일본군 위안부의 전말을 알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배경지식이다.

심사위원장인 김형배 사단법인 우리만화연대 회장은 “아나밸의 작품이 주제 이해도와 창의력, 작품 완성도에서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았다”고 25일 말했다.

아나밸씨는 서울시를 통해 전한 수상소감에서 “저는 프랑스인에게 그들이 모르는 2차대전의 이 부분(일본군 위안부)을 보여주고, 한국인에게는 외국인으로서의 시각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앞으로 피해 여성들께서 이 사실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돕고 싶다”고 얘기했다.

아나밸씨는 2012년 이후 3회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고, 대학교 한국어학당 수업을 이수했다. 한국에서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린 웹툰 ‘아나밸과 대한민국’을 레진코믹스에 연재하기도 했다.

그가 일본군 위안부 얘기를 처음 접한 것은 2013년 한국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할 때였다고 한다. 위안부의 역사를 알고 충격을 받은 아나밸씨는 프랑스로 돌아간 뒤에도 졸업 작품으로 위안부 문제를 다룰 정도로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이번 공모전에는 한국인 친구의 제안으로 참여하게 됐다.

서울시가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응원하기 위해 개최한 콘텐츠 공모전에는 총 74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대학생 단체 ‘400㎞ Family’의 영상물 ‘오늘의 기록, 내일의 기억’과 정해지씨의 만화 ‘눈물’이 최우수상을 받는 등 15점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시는 공모전 출품작을 기념사업 홍보자료와 역사교육 자료집 제작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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