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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난민’ AfD 돌풍… 유럽 극우들 환호

프라우케 페트리 AfD 공동대표와 알렉산더 가울란트, 알리체 바이델 AfD 공동총리 후보(왼쪽부터).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4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제3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독일 정국에 일대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AfD는 구동독 지역인 작센주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과 1당을 다투는 등 파란을 일으키며 연방의회에 입성했다. 관례에 따르면 제3당은 연방의회 부의장 자리를 요구할 수 있고 핵심 요직인 예산위원장까지 넘볼 수 있다.

반난민과 반유로화 등을 기치로 내세운 극우 정당의 연방의회 입성은 독일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나치 잔재 청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온 독일 사회는 민족적 배타주의에 기반한 극우 정서를 엄격하게 금기시했기에 파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2013년 2월에 창당한 AfD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분노를 자양분으로 상승세를 키워왔다. 특히 기성 정치권은 정치·정책의 쟁점을 부각시키지 못한 채 ‘조용한 선거’를 치른 반면 AfD는 과도한 인종차별 발언과 나치 추종 발언을 동원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류 언론으로부터 외면을 받자 SNS를 발판으로 이민자들의 범죄 소식을 집요하게 확산시키며 반이민 정서를 자극한 것도 주효했다. 여성 경제학 박사로 동성애자인 알리체 바이델(38) 최고위원을 공동총리 후보로 내세워 소수자를 배려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것도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위장 전략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의 극우 정당들은 AfD의 약진에 일제히 환호했다.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는 “역사적인 점수를 올린 동맹에 브라보를 보낸다”면서 “AfD가 유럽인들을 각성시키는 새로운 상징”이라고 밝혔다.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도 “프라우케 페트리 AfD 공동대표와 AfD에 축하를 보낸다”면서 “메시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이슬람 국가들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선거 직후 AfD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주요 도시에서 집회를 열고 “나치는 물러가라” “AfD는 인종주의 패거리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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