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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꼬마 로켓맨, 오래 가지 못할 것” 트위터 반격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뉴욕 유엔총회에서 자신을 향해 막말을 퍼부은 이용호 북한 외무상을 비난하며 또다시 북한 정권 붕괴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방금 전에 북한 외무상의 유엔 연설을 들었다”면서 “만약 그가 꼬마 로켓맨(Little Rocket Man, 김정은)의 생각을 그대로 말한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외무상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정신이상자’ ‘악(惡)통령’ 등으로 지칭하며 4분간 비난 연설을 했다. 이 외무상의 비난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정은을 가리켜 ‘자살하는 로켓맨’이라고 조롱하고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위협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엔총회에서 김정은을 자극하지 말라고 조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살하는 로켓맨’ ‘북한 완전 파괴’ 등의 표현은 연설 하루 전날까지 원고에 없었다고 LA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대통령 참모들은 유엔총회 같은 중요한 외교무대에서 젊은 독재자를 개인적으로 모욕하는 것은 한반도의 긴장을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 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포함한 일부 고위 참모들은 지난 수개월 동안 북한 지도자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연설에서 모욕적 표현을 쓴 것은 김정은에게 조잡한 별명을 붙여 조롱하는 방식으로 국제무대에서 극적인 논란거리를 만들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고 LA타임스는 분석했다.

일부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간 말의 전쟁이 고조되면서 북한과의 대치상황이 새로운 위험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 제재를 통해 김정은 정권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려던 수개월간의 노력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의 존 박 선임연구원은 “두 사람의 치고받기식 모욕전은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냈으며 대화 기회를 날려버릴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김정은이 지난 22일 직접 ‘보복’을 다짐한 상황이어서 대화의 길은 더욱 요원해진 상황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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