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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트럼프? “韓·美 FTA 바로잡도록 노력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군사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연설을 “대단히 강력한 연설”이라고 호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 현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문제를 꺼냈다. 그는 “우리의 무역협정이 미국에는 너무나 나쁘고 한국에는 너무나 좋다”며 “무역협정을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바로잡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우리의 진짜 초점은 군사 문제와 매우 좋은 한국과의 관계에 있다”며 “우리는 그런 과정을 지금 바로 시작하려 한다”고 했다. 또 “우리가 무역보다는 더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 많은 토의를 해야 한다”며 “물론 그것은 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관계를 언급할 때 ‘매우 좋은(excellent)’이란 표현을 두 번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말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과의 첫 번째 정상회담 당시 FTA 재협상을 공식 요구했다. 한·미 FTA를 불공정한 협정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북핵 문제를 언급하다가도 화제를 다시 무역으로 돌려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선 FTA 문제를 거론하기는 했어도 압박 강도는 크게 낮췄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괌 포위사격 검토 등 급격히 고조된 핵·미사일 위협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대단히 강력한 연설을 해줬다”며 “저는 그런 강력함이 북한을 반드시 변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후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한반도 긴장 고조 우려를 쏟아낸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회담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기 위한 일종의 립서비스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리가 여러 번 만나고 통화를 나누면서 갈수록 아주 친근하게 느껴진다”고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화의 기법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 실무진은 정상 간 합의 내용을 발표하기 전 조율 과정을 거쳤다. 미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나 한국의 최첨단 무기 도입 등 합의 사안이 민감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메시지로 인한 불필요한 혼선을 차단하려는 취지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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