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21일(현지시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밝힌 ‘초강경 대응 조치’가 “수소탄 지상 시험을 태평양상에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역대급’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한의 장관급 당국자가 남한의 인터넷 신조어를 입에 올린 것이다.
‘역대급’이라는 단어는 우리 국어사전은 물론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에도 없는 단어다. ‘대대로 이어 내려온’이라는 의미가 있는 ‘역대(歷代)’에 ‘급(級)’을 붙인 것으로, ‘역대 최고’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2010년대 초반쯤 인터넷에 등장한 이후 널리 쓰이고 있지만 우리말 조어법에 맞지 않아 표준어로는 인정되지 않는 단어다.
북한 외무성과 재외공관 직원들은 남한 및 해외 언론 보도와 인터넷 접근이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무상도 남한 관련 자료를 자주 접하면서 이 단어를 무의식중에 습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22일 “역대급이라는 단어는 북한에서 쓰이는 말이 아니다”며 “최근 들어 북한이 남한 언론과 인터넷에서 쓰는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이것도 일종의 언어 통합인 셈”이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이용호 北 외무상, 인터넷 신조어 ‘역대급’ 사용
입력 : 2017-09-23 05: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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