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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빵꾸똥꾸?… 진지희 “잘 컸다는 칭찬에 힘내” [인터뷰]

첫 주연 영화 ‘이웃집 스타’를 선보인 배우 진지희.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진지희라는 아이가 한 작품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진 배우구나’라는 인상이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이 빵꾸똥꾸야!” 시도 때도 없이 심술을 내던 ‘지붕뚫고 하이킥!’(MBC·2009)의 해리. 그 철없던 꼬맹이가 어느덧 어엿한 숙녀로 성장했다. 3개월여 뒤에는 진짜 ‘성인’이 된다며 두 손 모아 들떠하는, 배우 진지희(18)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빵꾸똥꾸’ 이미지와 달리 진지희의 실제 성격은 차분하고 유순하다. 또래보다 성숙하다는 느낌도 든다. “지금 ‘하이킥’을 다시 보면 저도 깜짝 놀라요. 제가 아닌 것 같아서요(웃음). 그렇게 화내는 연기를 어떻게 했는지 신기해요.”

흔히들 “잘 자랐다” “예쁘게 컸다”는 칭찬을 건넨다. 진지희는 “그런 응원의 말들이 굉장히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여전히 따라붙는 ‘빵꾸똥꾸’ 애칭에 대해서는 “그렇게 기억해주시는 것에 대해 별 불만은 없다. 다만 내가 앞으로 떨쳐내야 할 숙제이기도 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화 ‘이웃집 스타’(감독 김성욱)는 진지희의 첫 스크린 주연작. “촬영할 때는 연기에만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개봉할 때가 되니까 부담이 되고 떨리더라고요.” 톱스타에게 숨겨둔 딸이 있다는 설정을 가벼운 코믹 화법으로 풀어낸 작품. 극 중 진지희는 딸 소은 역을 맡아 한채영(혜미 역)과 모녀 호흡을 맞췄다.

진지희는 “여배우 중심인 영화나 드라마가 흔치 않은 데다 모녀지간의 이야기를 다룬 보기 드문 작품이어서 더 욕심이 났다”며 “겉으로는 반항적이지만 내심 엄마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소은의 감정선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네 살에 데뷔해 거의 평생을 ‘연예인’으로 살아온 진지희는 극 중 혜미의 삶에 적잖이 공감했다. “언제 어떻게 화살이 날아올지 모르는 직업이잖아요. 저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으실 거예요.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있죠.”

연예계에 발을 디딘 계기는 아역모델 콘테스트였다. 사진관 사진기사의 눈에 띄어 경연에 응시했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 찍은 드라마는 ‘노란 손수건’(KBS1·2003). 워낙 어렸을 때라 당시 기억은 없다.

연기와 학업을 병행해 온 진지희는 촬영장에서도 책을 끼고 공부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아역배우는 공부를 소홀히 해도 된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면서 “배우이기 전에 학생이기에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다. 수학여행도 가봤고 학급회장도 해봤다. 해볼 건 다 해봤기에 후회는 없다”고 했다.

이른 나이에 사회를 경험하며 남모를 고충이 많았다. 그 모든 걸 견뎌낼 수 있는 힘은 가족과 친구들에게서 얻었다. “촬영 끝나고 집에 오면 종종 외로울 때가 있어요. 근데 웃으며 반겨주시는 부모님을 보면 침울했던 마음이 싹 사라져요.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친구들이 응원을 해주니 외로울 틈이 없죠.”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진지희는 대입을 앞두고 있다. “잘하는 걸 살리자”는 생각에 연극영화과 진학을 결심했다. 연기 이론을 배워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으나, 그보다는 평범한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스무 살이 돼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운전이요! 수능 끝나자마자 면허를 딸 거예요. 여행도 다니고, 귀도 뚫을 생각이에요. 대학 캠퍼스 잔디밭에 앉아 친구들이랑 수다 떠는 여유로운 삶도 꿈꿔 봅니다. 그건 너무 환상인가요? 하하.”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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