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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도 ‘젊은 피’… 30대 초반 총리 탄생하나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의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한 루이지 디 마이오 하원 부의장. 31세로 젊고 이미지가 참신하며 대중 소통에 능해 인기가 높다. AP뉴시스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이 당대표 겸 총리 후보 선출에 돌입했다. 이변이 없는 한 루이지 디 마이오(31) 하원 부의장이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오 부의장은 현재 차기 총리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만일 오성운동이 내년 5월 예정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김정은(33) 북한 노동당 위원장보다 나이가 적은 현역 세계 최연소 국가지도자가 나오게 된다. 현재 유럽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39) 프랑스 대통령이 가장 젊다.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 전 총리도 2014년 집권했을 때 39세로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직접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오성운동은 온라인 당원투표로 대표 겸 총리 후보를 뽑는다. 18일까지 후보 등록 신청 뒤 온라인 투표를 거쳐 오는 23일 확정된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마이오 부의장은 오성운동 창립자 베페 그릴로가 총리감으로 공들여 키운 인물이다. 별다른 사회 경력은 없지만 당내에서 가장 온건한 편이고 대중과의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성운동은 이탈리아에서 북부동맹과 함께 포퓰리즘 정당으로 분류된다. 둘 다 ‘반(反)유럽연합(EU)’ 성향이지만 북부동맹은 극우, 오성운동은 좌파 색채가 짙다. 실업자·빈곤층에게 월 780유로(106만원)의 ‘시민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게 오성운동의 공약 중 하나다.

마이오 부의장은 세간의 불안감을 의식한 듯 최근 재계 인사들과 만나 “우리는 포퓰리스트의, 극단주의자의, 반EU의 이탈리아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는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라며 집권 시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를 강행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볼팡고 피콜리 연구원은 “오성운동이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포퓰리스트 마린 르펜이 치밀하지 않은 유로존 탈퇴 공약을 들고 나왔다가 패배한 것을 보고 교훈을 얻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오성운동과 마이오 부의장이 집권을 위해 전략적으로 자신들의 정책을 ‘톤다운’하고 있다는 뜻이다.

차기 총리에 관한 현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마이오 부의장이 20%대로 1위다. 집권 중도좌파 민주당 소속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와 렌치 전 총리,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를 이끄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0%대로 뒤처져 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과 오성운동이 20% 후반대로 엇비슷하다. 북부동맹과 전진이탈리아는 10% 초반대에 머물러 있지만 내년 총선에서 두 정당이 연대한다면 민주당, 오성운동과 3파전을 벌일 수 있다.

글=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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