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사진) 법무장관을 면전에서 ‘멍청이(idiot)’라고 질책하며 사임까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러시아 스캔들 특별검사로 임명된 직후였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세션스 장관에게 ‘멍청이’ ‘불성실’ 등 노골적인 표현을 사용해 모욕을 주는가 하면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격앙된 것은 세션스 장관이 수사에서 스스로 제척하는 결정을 내린 탓에 FBI의 살아있는 전설로 추앙받는 뮬러가 특검을 맡는 불리한 상황이 됐다는 불만에서 비롯됐다. 뮬러 특검은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에 의해 임명됐다.

트럼프 질책에 실망한 세션스 장관은 곧바로 사표를 제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보좌진의 만류를 감안해 수리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세션스 장관은 주변 인사들에게 “지난 수십년간 가장 굴욕적인 경험이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NYT는 “세션스 장관이 정부 기밀정보 유출에 대한 엄중한 단속 방침을 지난달 초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고 분석했다.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