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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요격” 큰소리쳤다 망신 당해… 스가 장관 발언 하루만에 고도 너무 높아 또 궤적만 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총리 관저에서 북한을 비난하고 있다. AP뉴시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또다시 홋카이도 상공을 넘어가자 일본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요격하지 못하고 미사일 궤적만 쳐다봐야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북한의 거듭된 폭거를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지금이야말로 국제사회가 단결할 때”라고 호소했다.

일본은 북한 미사일 발사 3분 뒤인 15일 오전 7시쯤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을 발령했다. 홋카이도를 비롯해 12개 지역에 대피 지시가 내려졌고, 이 지역을 오가는 신칸센 등 열차도 일시 중단됐다. 열차가 서면서 일본 국민들은 출퇴근 및 등교에 큰 불편을 겪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전 7시32분쯤 긴급브리핑을 통해 “북한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며 가장 강한 말로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공식 항의했다.

일본 정부는 인도 방문 후 비행기편으로 귀국하던 아베 총리 없이 오전 8시쯤 국가안보회의(NSC)를 열고 대책을 협의했다. 아베 총리는 공항에 도착한 뒤 오전 9시20분쯤 관저로 들어갔다.

일본도 미사일 발사 사전징후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때문에 아베 총리의 귀국도 당초보다 1시간 정도 앞당겨졌다.

일본은 이번에도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했다. 일본은 자위대법에 따라 자국을 위협하는 미사일에 대해 ‘파괴조치 명령’을 상시 발령해놓은 상태다. 스가 장관은 전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요격을 포함해 대응하겠다”고 발언했지만 하루 만에 거짓말이 됐다.

일본이 북한 미사일을 쏘지 않은 것은 미사일 요격능력을 갖추지 못해서다. 일본은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한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SM-3)과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이 있지만 각각 최적 요격 고도가 500㎞, 10㎞여서 최고고도 770㎞로 날아간 북한 미사일을 떨어뜨리기 어렵다. 지난달 29일 발사돼 일본 상공을 통과한 북한 미사일도 최고고도가 550㎞였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국내에 낙하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요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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