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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긴급 보고받아… 틸러슨 “中·러 독자행동 나서라”

북한의 15일 탄도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일본이 중국을 향해 대북 제재를 강화하라고 압박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 피해 지역인 플로리다를 방문한 뒤 백악관에 도착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은 북한의 15일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이름으로 규탄성명을 내는 등 기민한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미국은 북한 도발이 계속되는 만큼 중국과 러시아에 더 강한 대북 제재를 요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틸러슨 장관은 성명에서 “북한의 도발적인 미사일 발사는 최근 몇 주 사이 두 번째로 일본을 직접 위협하는 행동이었다”며 “계속되는 이런 도발은 북한의 외교적·경제적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비난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는 우리가 취할 행동의 천장이 아니라 바닥”이라며 “모든 나라는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항하는 새로운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시사했다.

틸러슨 장관은 특히 “중국은 북한에 유류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고,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를 가장 많이 고용하는 국가”라며 “중국과 러시아가 독자적인 행동으로 북한의 무모한 미사일 발사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보리 결의 이상의 제재를 중국과 러시아에 요구한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노스다코타주 마이노트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인 수백만명을 대피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 장관들은 전화통화를 하고, 긴밀한 대응을 다짐했다. 틸러슨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국제사회가 연대해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매티스 장관과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은 북한에 대해 가시적인 압력을 계속 가하자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유엔 안보리는 한·미·일 3국의 공동 요청에 따라 16일 오전 4시(현지시간 15일 오후 3시)에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다.

미 언론들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의도가 태평양에서 가장 큰 미군기지인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했다. 또 최근 안보리 제재 결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내부적으로 짜놓은 일정대로 핵미사일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있다.

미 정보·군 당국은 북한이 전날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는 상황을 위성으로 포착하고 예의주시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정보기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위성사진을 보고받았으며, 미사일 발사 징후를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 미사일이 미 본토와 괌, 일본을 타격하는 게 아니라고 판단하고 격추 시도를 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허리케인 피해가 발생한 플로리다에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11월에 한국과 중국, 일본을 방문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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