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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어마’에 전기 끊겨 요양원 노인 8명 사망… 폭염에도 에어컨 못틀어

미국 플로리다주 할리우드힐의 요양원에서 13일(현지시간) 한 노인이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이곳에선 정전으로 에어컨이 꺼지면서 8명이 숨졌다. AP뉴시스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휩쓸고 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추가 피해 후폭풍이 거세다.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북부 할리우드힐의 한 노인 요양원에서 70∼90대 노인 환자 8명이 폭염 속 정전으로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희생자는 여성 5명과 남성 3명으로 일부는 요양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는 병원 후송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양로원의 비극은 전력공급 중단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양로원 관계자들은 자체 비상발전기가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아 에어컨이 멈췄다고 전했다. 당시 바깥 날씨는 37.8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가 사고 요양원에 있었다는 한 여성은 AP에 “12일 낮에 방문했더니 40도를 넘는 것 같았다”면서 “관할 전력회사에 4번이나 연락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력회사는 사고가 난 시설이 우선 복구 대상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현지 경찰은 “봉쇄된 양로원 건물이 아주 더웠다”면서 “위법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도 “노인들의 죽음에 과실이 있는 누구라도 엄히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할퀴고 간 뒤 바람도 식량도 아닌 에어컨으로 인해 취약층이 죽어간다”고 꼬집었다. 미국에서 ‘은퇴자의 천국’으로 불리며 노인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플로리다주에선 160여곳 요양원이 여전히 전력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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