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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석유값 폭등·공장 파산 위기… ‘대북 제재’ 약발

북한의 대표 음악단인 모란봉악단, 공훈국가합창단, 왕재산예술단이 지난 13일 강원도 원산 송도원청년야외극장에서 음악무용 종합공연을 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7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2차 시험발사 명령서에 서명하는 모습이 배경으로 나왔다. 조선중앙TV 캡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로운 대북 제재안 통과를 전후로 북한의 석유 가격이 치솟고 수출에 의존하는 공장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는 등 북한 경제가 큰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생산시설이 있거나 북한과 교역하는 무역업자들은 원유 부족과 가격 상승, 중국 은행의 거래축소 등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 중국 단둥발 기사로 보도했다. 북한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중국 무역업자는 “지난달에는 단 2대밖에 팔지 못했다”며 “지난해 8월 수십대를 팔면서도 매출이 좋지 않다고 느꼈는데 지난달에는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북한에 중고차 수리 공장을 운영하는 조선족 무역업자는 “북한에서 운영하는 공장이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북한 주민들은 미국의 폭격 위협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지만 중국이 대북 석유 수출을 줄인다고 하면 충격이 클 것이라고 한 탈북자는 전했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이 유엔 제재에 대비해 미리 대북 석유판매를 중단하면서 북한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말 1㎏당 평균 97센트에서 이달 초 1달러73센트로 배 가까이 뛰었다. 생활비가 치솟고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거리에 자동차가 줄었다는 외국인의 증언도 나왔다. 북한이 이달 원산에서 치르려던 에어쇼를 취소한 것도 “북한군이 기름을 아끼기 위한 차원”이라고 중국 무역업자들은 전했다.

북한은 1970∼80년대에 중국과 소련에서 저렴하게 원유를 공급받았으나 이후 냉전이 끝나면서 이런 지원도 끊겼다. 미국 에너지관리청에 따르면 북한의 원유 소비량은 1991년 하루 평균 7만6000배럴에서 지난해 1만5000배럴로 줄었다. 이에 따라 북한 가정에는 요리와 조명에 쓰기 위한 전력생산용 태양광 패널 설치가 확산되기도 했다. 중국은 송유관을 통해 매년 52만t의 원유를 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중국 지린성 창바이산(백두산) 관리 당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장소와 가까운 백두산 남쪽 경구(관광지)를 잠정폐쇄하고 종합안전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창바이산 경구 관리유한공사는 “13일 오후 창바이산 남쪽 경구에서 낙석현상이 발생해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남쪽 경구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가장 가깝고 무기한 폐쇄키로 한 점으로 미뤄 핵실험에 따른 안전문제가 심각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쪽 경구와 서쪽 경구는 그대로 운영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창바이산은 겨울철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데 연중 폐쇄되는 일은 드물다”고 전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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