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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전도사 금난새 서울예고 교장 “콩쿠르요? 거실서 음악을 즐겨야죠”



금난새(70)는 엄숙한 클래식 공연장에 “하하” “호호” 웃음소리를 만든 지휘자로 통한다. 그가 어떻게 ‘클래식 전도사’로 살게 됐는지를 기록한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는 CEO 금난새’(한경BP)를 냈다. 금난새를 최근 서울 종로구 평창문화로 서울예고 교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2013년부터 이 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카라얀 콩쿠르 심사위원장이었던 슈트레제만 박사가 제게 이런 조언을 했죠. 자기는 카라얀과 매년 일본으로 연주여행을 떠나는데 그때마다 발전하는 일본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고 했죠. 한국은 일본과 이웃나라이지 않냐. 너 같은 인재가 유럽에서 각축하는 것보다 조국으로 돌아가 함께 발전을 이뤄가는 것이 더 멋질 것 같다고.”

베를린 음대 졸업 후 1977년 카라얀 콩쿠르에 입상하면서 음악계에 데뷔했던 그는 이 조언을 듣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안정된 KBS 교향악단 전임지휘자 자리를 박차고 나와 수원시립교향악단을 키운 일화는 유명하다. 예술의전당 측 제안으로 1994년 청소년 음악회를 기획해 히트시켰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게 흥미로운 해설을 가미하고, 가치 있는 데에 돈을 내는 습관을 들이도록 무료였던 공연을 유료로 바꿨어요. 매년 9회씩 했는데 6년 연속 매진됐어요. 청소년들이 열광했죠.” 지금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금난새의 아이디어였다.

“저는 음악을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청중이 원하는 것에 맞춰 음악을 서비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공연 기획자나 연주자 지휘자들이 ‘숲’을 봤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훌륭한 연주자 지휘자가 있어도 청중이 없으면 음악이라는 숲이 만들어질 수가 없어요.” 책에는 음악회 기획 과정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철학이 나온다.

그는 경직된 음악교육이 클래식 문화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다. “한국 학생들은 오로지 콩쿠르 입상을 위해 악기를 연주해요. 음악은 기쁨이고 즐거움이 되어야하는데…. 먼저 집 거실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어요. 음악이 있는 삶은 아름답거든요.” 신간에는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그의 삶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강주화 기자, 사진=최현규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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