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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에 어머니 유품은 부서졌지만… 깨진 컵 사연 읽고 낯선 이가 컵 구해 선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사는 셜리 하인즈 할머니는 메릴랜드주의 한 여성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컵 3개였다. 지난달 허리케인 하비로 집은 폐허가 됐지만 낯선 이의 따뜻한 마음에 잠시나마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

빨간 가로 줄무늬가 있던 오래된 일본산 피츠앤플로이드 브랜드의 컵(사진)은 하인즈 할머니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물건이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겨준 것으로 마음이 울적할 때면 여기에 커피를 마시곤 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휴스턴의 이재민을 방문해 하비로 잃은 물건 중 꼭 다시 찾았으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어떤 이는 가족의 사진이었고, 누군가는 반려견의 유골함이었다. 그때 하인즈 할머니는 이 컵을 얘기했다.

메릴랜드주 프레데릭 카운티에 사는 앤 담스는 모닝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다 할머니의 사연과 부서진 컵 사진을 봤다. 그리고 피츠앤플로이드 웹사이트를 찾아 같은 모양의 컵을 구매할 수 있는지 문의했다. 하지만 해당 컵은 1979년 이전에 생산된 것으로 지금은 구할 수 없다는 답변이 왔다. 대신 같은 컵을 구매할 수 있는 경매 사이트 이베이의 판매자를 안내받았다. 담스는 바로 주문을 하고 배송지는 기사를 쓴 뉴욕타임스 기자 주소로 하고 하인즈 할머니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10일 컵을 받은 할머니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똑같은 컵이다”며 즐거워했다.

담스는 기자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이메일도 함께 보냈다. “꼭 부서진 컵을 바꿔주고 싶었다. 세상은 부서졌지만 위대한 힘과 존엄, 개인들의 용기가 있는 곳이다. 그것이 내가 세상에 경의를 표하는 이유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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