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한국계 키커’ 구영회, 성공적 데뷔전

LA 차저스의 키커 구영회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스포츠 어소리티 필드 앳 마일하이에서 열린 2017-2018 미국프로풋볼(NFL) 정규리그 덴버 브롱코스와의 개막전에서 21-24로 뒤진 경기 종료 5초를 남기고 찬 필드골이 상대 수비를 맞고 골대를 벗어나자 양손으로 헬맷을 잡고 아쉬워하고 있다. AP뉴시스
 
경기에 앞서 킥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LA 차저스 홈페이지


미국 최고 인기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에서 한국계 키커 구영회(23·LA 차저스)가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구영회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스포츠 어소리티 필드 앳 마일하이에서 열린 2017-2018 NFL 정규리그 덴버 브롱코스와의 개막전에 출장했다.

구영회는 한국에서 태어나 NFL에 진출한 4번째 선수다. 198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현 애리조나 카디널스)에서 뛰었던 키커 존 리, 전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스타 플레이어 하인스 워드, 캐롤라이나 팬서스의 디펜시브 태클인 카일 러브가 있었다. 이중 부모가 모두 한국인인 선수는 구영회가 유일하다.

구영회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뉴저지로 이민갔다. 뉴저지 리지우드 고교 3학년 때는 8번의 필드골 중 6번을 성공시켰고, 32번의 보너스킥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조지아 서던대에 장학생으로 스카웃돼 35번의 필드골 기회 중 31번(성공률 88.6%)을 성공하며 학교 기록을 경신했다.

전국 대학 최고 키커에게 수여되는 ‘루 그로자 어워드’ 최종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구영회는 지난 5월 드래프트에서 32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해 일종의 육성선수인 자유계약 신분으로 차저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프리시즌 기간 신인답지 않은 기량으로 주목을 끌었고 결국 팀의 주전 키커 조시 램보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경기에선 구영회의 침착한 킥이 빛났다. 차저스가 0-7로 뒤진 2쿼터 종료 4분50초를 남기고 멜빈 고든이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이어 구영회가 보너스킥으로 1점을 따내며 NFL 데뷔 첫 득점을 올렸다. 구영회는 7-24로 17점 차까지 벌어진 4쿼터에도 보너스킥 두 개를 잇달아 성공시켰다.

경기막판 구영회는 스타가 될 뻔했다. 차저스가 21-24로 추격한 뒤 경기 종료 5초를 남겨두고 44야드 필드골 기회를 잡았다. 필드골을 성공시키면 동점이 되는 상황. 구영회는 회심의 슛을 날렸고, 공은 골대 사이를 통과했다. 그런데 상대 감독이 공을 차기 직전 타임아웃을 신청해 득점이 무효가 됐다. 구영회는 다시 킥을 날렸지만 공이 덴버 수비수의 팔에 맞고 골대를 벗어났다. 결국 경기는 21대 24 패배로 끝났다.

구영회는 아쉬운 마음에 하늘을 한 번 쳐다본 뒤 쓸쓸히 그라운드를 걸어 나갔다. 비록 구영회는 마지막 필드골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지만 데뷔전에서 보너스킥 3차례를 깔끔하게 처리해 구단의 신뢰를 얻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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