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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만명 대피소로 내몰고… 킬러 ‘어마’ 美 쳤다

허리케인 ‘어마’가 불어닥치기 전인 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늘이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의 전시회장에 마련된 대피소가 짐을 싸들고 온 주민들로 가득 차 있다. 마이애미 당국은 일부 지역에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신화뉴시스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가 플로리다주에 상륙하면서 미국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플로리다주는 이미 630만명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려졌다. 플로리다주 위쪽에 위치한 사우스 캐롤라이나와 조지아주까지 포함할 경우 680만명에 이른다. 어마를 ‘살인자(killer)’로 규정한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오늘 밤도 아니고, 1시간 이내도 아니라 지금 당장 대피해야 한다”며 “만약 대피령이 내려진 지역에 있다면 지금 당장 떠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리브해를 휩쓸면서 최고 등급인 5등급에서 3등급으로 다소 약화됐던 어마는 플로리다 해협을 건너며 다시 4등급으로 강화돼 10일 새벽 플로리다에 상륙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플로리다 남부 키웨스트 지역은 시속 209㎞의 강풍과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플로리다주 중·남부 19개 카운티의 주택과 상업용 건물 56만채 이상이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내각을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회의에서 “어마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폭풍이다. 과거에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며 “허리케인 경로에 있는 모든 사람은 대피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산은 대신할 수 있지만 목숨은 그렇지 않다”며 “안전이 최우선이다”고 강조했다.

어마는 앞서 카리브해 일대를 초토화시키면서 최소 2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특히 관광에 의존하던 카리브해 섬들은 경제 기반마저 무너졌다. 미국과 유럽 부유층의 인기 휴가지인 생 바르섬 곳곳에는 파손된 자동차와 보트가 널려 있고, 버진아일랜드에서는 소방서와 경찰서를 포함해 상당수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핑크빛 해변으로 유명한 바부다섬도 전체 건물의 90%가 파괴됐다.

카리브해 섬 주민들은 어마의 뒤를 이어 발생한 허리케인 ‘호세’의 이동경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속 240㎞의 강풍을 동반해 4등급으로 성장한 호세는 어마와 비슷한 이동경로를 밟을 것으로 예상돼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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