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김종덕 “블랙리스트, 박근혜 지시 있었다” 증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 재판에 나온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앞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 유죄를 선고한 1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지휘 여부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들의 공범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었다. 김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7일 열린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장관은 “2015년 1월 9일 김종 전 문체부 2차관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을 대면했다”며 “당시 박 전 대통령이 ‘건전콘텐츠 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건전콘텐츠 관리’가 블랙리스트 관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근혜정부 청와대에서 블랙리스트 작동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만든 팀이 ‘건전콘텐츠 활성화 태스크포스’였던 게 이를 뒷받침한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이 왜 그렇게 지시했는지 아느냐”고 묻자, 김 전 장관은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는 모르겠다. 잘 챙겨보라는 의미로 이해했다”고 답했다. 당시 자신의 업무수첩에 적힌 ‘건전콘텐츠’란 메모에 대해선 “대통령 지시를 적은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대면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건전콘텐츠’란 단어를 쓴 적이 없고 (정부)보조금 관리를 잘하라는 취지로 말했다는데, 대통령이 건전콘텐츠란 말을 쓴 적이 정말 있느냐”고 캐물었다. 김 전 장관은 “검찰 측이 (건전콘텐츠 등의 의미를) 포괄적으로 물어서 ‘예’라고 답변한 것”이라고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